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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홍인택 기자]
넥센타이어(002350)가 북미 현지에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 투자를 결정했지만 자금조달 방법은 오리무중이다. 실적은 어닝쇼크를 맞은 가운데 차입부담 확대로 재무지표는 이상신호를 보이는 데다 신용등급 하락까지 맞물린 탓이다. 넥센타이어는 인수·합병(M&A)이나 조인트벤처(JV)를 통해 부담을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중장기 투자전략의 일환으로 북미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까지 미국 동남부 지역 8개 주 가운데 부지를 선정하고, 하루 3만1200개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2028~2029년 가동할 계획이다.
문제는 넥센타이어의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6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지만,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고 차입금의존도 상승세도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실적 개선도 역부족이었던 차입 확대
넥센타이어는 1분기 매출이 63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실적이 개선됐다. 그러나 시장이 기대했던 영업이익(286억원)과는 차이가 컸다.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높은 재무부담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1분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11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400억원 줄었고, 총차입금은 1조7973억원으로 약 1500억원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는 43.8%로 2.2%포인트, 부채비율은 151.2%로 4.8%포인트 상승했다.
실제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흑자에도 불구하고 영업현금흐름(OCF)이 712억원이 유출됐는데, 이자비용이 12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약 81억원 증가한 영향도 한 몫을 했다.
여기에 체코 2공장 증설이 진행 중이어서 자본적지출(CAPEX) 부담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CAPEX로 2657억원을 사용했고, 1분기에도 979억원이 나갔다. 영업현금흐름 유출에도 투자를 확대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3651억원 유출에 이어 올해 1분기도 1691억원이 빠져나갔다.
글로벌 타이어 판매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사진=넥센타이어)
재무부담, 단기간 해결 어려워
앞서 지난해 12월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는 넥센타이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했다. 생산 및 판매 비용부담이 증가하면서 이익창출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해외공장 증설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는 게 주요 요인이다.
이에 넥센타이어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공모시장에서 사모로 눈을 돌린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사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1500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장 오는 10월 만기 도래 무보증공모사채 금액이 약 1500억원이다.
등급 하향 요인 중 원가 부담은 줄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161390)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합성고무(BR) 가격은 톤당 1703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8% 하락했다. 카본블랙 원료유와 천연고무도 20% 넘게 하락했다. 운임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지난해 1분기 5067로 최고점을 찍은 뒤 올해 4월 기준 999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단기적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미쉐린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4월 신차용타이어(OE) 글로벌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했으나, 교체용타이어(RE)는 4% 감소했다. 특히 글로벌 RE 판매는 8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는 경기둔화 우려가 타이어 교체수요 지연으로 반영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수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경기침체에 따른 RE 수요 위축과 2022년 적극적 판가 인상에 따른 기저효과로 2023년 매출 성장률은 둔화될 전망이며 미국 반덤핑 관세 관련 비용과 올해 말 체코 2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는 수익성 개선의 부담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올해는 영업현금창출력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연 CAPEX 소요가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돼 자금소요를 충당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넥센타이어의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 목표(사진=넥센타이어)
부담 줄이기 위해 조달·M&A·JV 등 다양한 검토
넥센타이어의 미국 진출 자금 조달 전략은 아직 불투명하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자체자금 조달과 함께 차입, M&A, JV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넥센타이어는 단기적으로 외형 성장 및 수익성 개선을 통해 현금창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9.7% 성장한 2조8500억원으로 잡았다.
중장기 전략으로는 2027년 매출 목표 3조6000억원을 제시했다. 주요 지역에서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비중을 현재 35%에서 42%까지 확대하고 전기차용 타이어 공급량도 늘리는 등 수익성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스텔란티스와 올해 5월부터 연간 25만개를 추가로 공급하고, 월마트에도 140만개를 공급하기로 했다. 유럽에서는 포르셰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공급이 확정됐고 한국에서는 전기차용 고성능 타이어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은 온라인 판매업체와 손잡고 공급량을 늘리며 대응하고 있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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