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한국타이어, 제1과제는 제네시스 '정착'
제네시스, 미쉐린·피렐리 등 수입타이어 선호
품질 및 2015년 대규모 리콜 영향 미쳐
2023-02-27 15:08:44 2023-02-27 16:06:43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타이어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161390)지가 정작 국내 대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와는 연을 맺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년 연속 글로벌 판매 20만대를 돌파한 제네시스의 모델에는 해외 타이어 브랜드가 독차지하고 있는데요. 전기차 전용 타이어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타이어가 향후 제네시스 전기차에도 공급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라인업 신차용 타이어(OE)는 수입 브랜드가 공급하고 있습니다. GV70 전동화 모델에는 미쉐린 타이어, 신형 G90에는 피렐리(19인치)·미쉐린(20인치) 타이어가 장착됐습니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모델.(사진=현대차그룹)
 
국산브랜드 전무…한국타이어 "실수 있었다"
 
G80는 피렐리·콘티넨탈 타이어, GV80는 피렐리·미쉐린 타이어, G70는 브리지스톤·미쉐린 타이어가 채택됐고 제네시스 순수전기차인 GV60도 미쉐린 타이어가 적용됐습니다. 제네시스 라인업에서 한국타이어 뿐만 아니라 국산 타이어 제품은 전무한 상황입니다.
 
제네시스는 품질, 고급스러운 이미지 등을 이유로 수입 타이어 공급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산 타이어들의 앞선 기술력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산차=국산 타이어'라는 시각이 깨진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005380)그룹 타이어 평가요소에서 아직까지 (품질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해외 브랜드와 비교해 기술적인 우위를 가져가는 것은 물론 영업능력도 키우면서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네시스가 처음부터 한국타이어를 쓰지 않은 건 아닙니다. 앞서 2013년 출시된 제네시스 G380, G330에 탑재된 한국타이어의 노블2에서 소음과 진동 등이 발생해 소비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2015년 3월 콘티넨탈 타이어로 무상교체가 이뤄진 바 있습니다. 대상 모델은 4만3000대에 달했죠. 타이어 대량 리콜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것으로 당시 현대차와 한국타이어는 리콜 충당금을 놓고 이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타이어 결함이 드러나며 제네시스로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쌓고 있던 현대차는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습니다. 제네시스가 해외 브랜드를 고집하자 업계에선 현대차그룹과 한국타이어의 관계가 틀어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9월 7일 충남 태안에서 열린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오프닝 세레모니. (사진 왼쪽부터)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회장, 김태흠 충남도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회장, 서산시 태안군 성일종 국회의원, 가세로 태안군수
 
이와 관련 이수일 한국타이어 사장도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이 사장은 지난해 5월 충남 태안에서 열린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 준공식에서 "전 세계적으로 포르쉐, BMW,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등 모든 곳에 납품하는데 제네시스에는 외산 타이어가 납품되고 있다"며 "제네시스 차량을 개발할 때 타이어 커뮤니케이션에 에러(실수)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대차도 우리의 타이어 개발 능력을 인정하고 믿기 때문에 긴밀하게 협조하면 자연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의선-조현범 만나 협력 물꼬…전기차 전용 타이어 기대
 
지난해부터 현대차그룹과 한국타이어 관계에도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9월 한국테크노링 내에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지었는데 당시 개관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000240)그룹 회장이 만나기도 했는데요.
 
이후 한국타이어는 신형 그랜저와 전기차 아이오닉 6에 타이어를 공급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타이어 공급사에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만 채택됐는데 아이오닉 6에 한국타이어가 들어가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제네시스가 전동화에 나서는 만큼 전기차 전용 타이어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한국타이어 채택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만 선보일 예정입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5월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출시하며 세계 최초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풀 라인업을 갖췄는데요. 이를 통해 아이오닉 6,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 폭스바겐 ID.4, 토요타 bZ4X, 스코다 엔야크 iV 등 글로벌 7개 브랜드 전기차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 OE로 채택되면 타이어 브랜드 이미지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교체용 타이어(RE)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향후 제네시스 전기차에 한국타이어 제품이 채택되면 수입 전기차 공급 비율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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