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현대차·기아, 경소형 전기차 시장 연다…관건은 가격
레이EV 7월 출시 예정, 캐스퍼 전기차 내년 양산 돌입
기아 내년 소형·준중형 전기차 2종 생산 확정
전기차 대중화에 보급형 모델 필요
내연기관과 가격 차이 커…"배터리 가격 떨어져야"
2023-02-27 06:00:00 2023-02-27 06:00:0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올해를 기점으로 경형 및 소형 전기차 시장 선점에 나섭니다. 레이와 캐스퍼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인데요.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중저가 모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하반기 레이EV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영업 일선에선 오는 7월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레이·캐스퍼 전기차 모델 출격
 
앞서 기아는 2011년 첫 양산형 전기차인 레이EV를 내놨지만 짧은 주행거리 탓에 2019년 단종 수순을 밟았습니다. 올해 선보이는 신형 레이EV는 주행거리를 개선하고 박스 형태의 차량 디자인을 살린 목적기반모빌리티(PBV)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 뉴 기아 레이 '그래비티'.(사진=기아)
 
또 기아는 지난 21일 노사 간 고용안정위원회에서 내년 소형 및 준중형 전기차 2종을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판매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6와 올해 상반기 출시되는 준대형 SUV EV9에 이은 것으로 크기가 작은 전기차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차 역시 내년 하반기 캐스퍼 전기차 모델을 출시합니다. 캐스퍼 위탁 생산을 맡고 있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오는 11월부터 약 2주 동안 전기차 생산 시설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 전기차 양산을 위한 시운전을 마무리할 방침입니다.
 
캐스퍼는 2021년 9월 출시 당시부터 전기차 모델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인 카스쿱스는 현대차가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 배터리를 모두 탑재할 수 있는 캐스퍼를 추가해 국내는 물론 유럽과 인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현대차가 경형 전기 SUV를 생산하면 현대차는 경형부터 대형까지의 전기 SUV 라인업을 구축하게 됩니다. 현대차는 내년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7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전기차 가격 내연기관차 수준돼야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각국 정부의 배출가스 규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경형을 비롯한 보급형 전기차 출시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고급 전기차만으로는 점유율 확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인데요.
 
폭스바겐 ID.라이프.(사진=폭스바겐)
 
이에 폭스바겐은 2025년 소형 전기 SUV 'ID.라이프'를 출시하고 르노 역시 2024년 소형 전기차 '르노 5'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두 모델 모두 2만~2만5000유로(약 2800만원~3400만원) 수준으로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1위인 테슬라도 올해 해치백 스타일의 '모델2'를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가격은 모델3의 절반도 안 되는 2만5000달러(약 3300만원) 수준에서 책정할 방침입니다.
 
경소형 전기차가 출시되면 전기차 보급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경형 전기차 규모는 2019년 9만대에 불과했지만 연평균 38% 성장해 2025년에는 90만대에 달할 전망입니다.
 
다만 전기차 가격은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높게 형성돼 있어 보조금 없이 선뜻 구매하기가 어렵습니다. 보조금도 매년 줄고 있어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시장 확대를 위해 충분한 수준의 가격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현재 캐스퍼의 경우 가격이 최대 1960만원에 달하는 만큼 전기차 모델은 내연기관 모델과의 가격 차이를 좁히는 것이 관건입니다.
 
전문가들은 결국 배터리 가격이 떨어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현재 배터리 평균 가격은 ㎾h당 120~130달러 수준인데 10년 전 ㎾h당 1000달러에서 9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100달러 미만으로 낮춰야 내연기관차와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다는 게 자동차업계 설명입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가격에서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이 얼마큼 낮춰 주느냐, 또 필요 없는 옵션은 얼마큼 빼서 실질적으로 전기차 가격을 보조금 없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언제 되느냐가 관건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h당 80~90달러로 낮아져야지만 내연기관차와 비슷해지는 시점이 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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