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인터넷(IP)TV·케이블TV 등 전통적 유료방송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습니다. 유료방송사업자들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감소하거나 정체되는 결과가 초래되는 중인데요. 반면 넷플릭스가 국내 투자에 집중하면서 콘텐츠 제작비는 높아지고 있고, 유료방송의 주요 콘텐츠 제공사업자인 지상파·종합편성채널(종편PP)·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은 변화한 환경 요인을 고려해 매년 콘텐츠대가를 높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유료방송업계의 현황과 문제점을 고려해 합리적 대가 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정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용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19일 제주 신화월드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봄철 학술대회에서 "글로벌 OTT의 본격 진출로 유료방송 시장에 파급효과가 나타나면서 유료방송산업 안팎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유료방송의 ARPU가 정체되거나 감소한 상황에서 콘텐츠 거래대가는 증가하고 있고, 이는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시점에 도래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콘텐츠 거래대가 인상이 요구되는 배경에는 OTT 산업이 있습니다. 국내 콘텐츠의 주요한 자본으로 추가됐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국내 콘텐츠 가치의 상승과 콘텐츠 제작비 급상승의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넷플릭스가 광고요금제 도입으로 국내 광고시장의 일부를 가져가면서, 국내 방송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는 ARPU가 증가할 수 없는 상황을, 콘텐츠 제공사업자들은 비용증가와 광고매출 감소라는 환경에 직면하게된 것이죠. 이들은 마지막 보루 격인 콘텐츠 대가 산정을 놓고 양측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용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가 19일 한국언론학회 학술대회에서 유료방송 시장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콘텐츠 거래 질서 확립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김용희 교수는 합리적인 대가 산정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콘텐츠 제공사업자들의 과도한 대가 인상 요구가 이뤄지고 있는 점에 대해 거래 질서 개선이 검토돼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김 교수는 "지상파·종편의 경우 프로그램사용료 및 채널 배정에 대한 적정 산정 기준 없이 협상에 임하고 있어, 정부가 거래 질서 마련에 적극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의 역성장과 가입자 증가 정체 상황 속에서 프로그램사용료의 과도한 인상은 시장구조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콘텐츠와 플랫폼 간의 상호 의존성에 따른 쌍방 기여분의 배분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해당 평가를 통해 적정 대가 수준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정부가 검토 중인 채널 대가 산정 기준도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용희 교수는 "대가산정기준의 협상절차와 대가 산정의 고려요소만 규정하고 당사자 간 자율협상 안이 바람직하지만, 지상파와 종편등이 유료방송 플랫폼에게 또는 유료방송 플랫폼이 중소 PP에게 비대칭적인 협상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정부의 개입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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