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조 K-R&D…이재명정부 체질개선·성장에 방점
윤석열정부 R&D 삭감과 달리…이재명정부, 역대 최대 투자
AI·에너지·국방·기초연구 전방위 확대…무너진 연구생태계 복원
2025-08-22 12:00:06 2025-08-22 12:00:06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재명정부가 첫 번째 연구개발(R&D) 예산을 확정했습니다. 역대 최대인 35조3000억원 규모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진짜 성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앞서 윤석열정부에서 R&D 예산 삭감으로 과학기술계 거센 반발을 샀던 것과 대비되는 행보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기술주도 성장과 모두의 성장이라는 두 축을 세워 무너진 연구생태계 복원도 실현시킨다는 목표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대통령실에서 개최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보다 19.3% 늘어난 정부 R&D 35조3000억원 가운데 30조1000억원이 자문회의에서 심의하는 주요 R&D 규모입니다. 주요 R&D 역시 전년 대비 21.4% 증가했습니다. 
 
정부 R&D 투자 추이. (자료=과기정통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인공지능(AI) 예산의 급증입니다. 정부는 내년 AI 분야에 전년 대비 106% 늘어난 2조3000억원을 투입합니다. 범용인공지능(AGI), 경량·저전력 AI, 물리적 환경과 결합한 피지컬 AI 등 차세대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 급증에 대응해 AI 고속도로라 불리는 데이터센터 고속연결망과 국산 AI 반도체 개발도 병행됩니다. 
 
에너지 분야에는 2조6000억원이 배정됐습니다. 초고효율 태양전지, 초대형 풍력 발전 시스템 등 재생에너지 핵심 기술의 조기 실증과 상용화, 지역 단위 에너지 자립을 위한 분산형 전력망 구축이 중점입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소 밸류체인,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같은 차세대 에너지 전환 기술도 투자가 강화됩니다. 
 
전략기술 투자도 눈길을 끕니다. 전체의 약 8조5000억원이 배정돼 AI 반도체, 양자 내성 암호, 합성생물학, 양자컴퓨팅 같은 초격차 기술을 선점하고, 자율주행·휴머노이드 로봇 등 상용화 임박 분야에 신속한 연구개발을 집중할 방침입니다. 
 
방위산업에는 3조9000억원이 투입됩니다. K-9 자주포, 천궁 등 기존 무기의 성능 고도화는 물론, KF-21 차세대 전투기, 첨단 항공엔진 국산화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포함됐습니다. AI·양자 기술을 접목한 미래 전장 대응력 강화와 국방 스타트업 육성도 지원합니다. 중소·벤처 기업을 위한 예산도 확대됐습니다. 약 3조4000억원이 배정돼 민간투자와 연계한 R&D, 경쟁보육형 R&D, 실험실 창업과 사업화 연계 지원 등이 추진됩니다. 단기 애로해소 중심에서 투자검증·사업화 연계로 전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과기정통부 세종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정부는 연구현장의 복원을 또 하나의 중점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기초연구에는 3조4000억원을 투입, 개인연구 과제를 2023년 수준 이상으로 확대하고, 폐지됐던 기본연구 과제도 부활시킵니다. 단기 성과주의를 완화하기 위해 연구기간도 늘리고, 연구유형을 단순화합니다. 이공계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1조3000억원이 책정됐습니다. 
 
출연연구기관 개혁도 본격화합니다. 프로젝트 기반 시스템(PBS)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해 연구자가 과제 수주에 매달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내년 약 5000억원 규모의 전략연구사업이 신설됩니다. 지역 혁신을 위한 R&D 예산은 1조1000억원으로 54.8% 대폭 늘었습니다. 권역별 자율R&D 운영, 특화산업 중심 혁신 클러스터 육성이 중점입니다. 재난안전 연구도 2조4000억원 규모로 확대돼, AI·드론 기반 전주기 대응 체계 강화와 현장 실증 중심 연구가 추진됩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R&D 예산안은 연구생태계의 복원을 넘어 진짜 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파격적 확대"라며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투자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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