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효성그룹이 건설 계열사 진흥그룹을 부당지원한 혐의에 대해 공정당국이 "법 위반 판단이 어렵다"며 심의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부당지원 여부를 입증할 '유리한 조건'의 판단이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도 무혐의에 선을 긋는 등 추가 증거가 나올 경우 다시 제재 안건으로 심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놨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효성·효성중공업의 진흥기업 부당지원 건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워 심의절차를 종료한다"고 22일 밝혔습니다. 심의절차 종료는 무혐의 결론과 비슷한 효력이나 향후 추가 증거가 나오면 다시 심의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효성중공업(건설 부문)은 건설 물량을 공동 수주하는 방식으로 진흥기업을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아왔습니다. 공정위의 효성그룹 현장조사는 지난 2021년 4월입니다.
조사 내용을 보면 진흥기업은 효성중공업이 지분 48.2%를 보유한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2013년부터 최대 700억원대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해오면서 2016년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습니다.
공정위는 진흥기업이 효성중공업의 지원에 힘입어 2017년부터 3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특히 공정위는 2012~2018년 효성과 진흥기업이 공동수주한 민간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설사업 27건 중 9건에 대해 위반 혐의를 뒀습니다. 해당 수주의 주간사는 효성인데, 지분율 50% 이상을 진흥기업에 배정해 과다한 이익을 제공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또 2013년 8~12월 진행된 루마니아 태양광발전소 설치공사에서 진흥기업에 중간하도급을 주는 방식으로 과도한 이익을 줬다고 봤습니다.
다만 심의 과정에서 두 행위 모두 제3자와의 거래와 비교해 얼마나 유리한 조건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입니다. 9건 공동수주의 경우 주간사라는 것만으로 양사의 구체적인 역할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그럼에도 심의 내용을 보면 효성과 진흥기업은 공사과정에서 배정된 지분율대로 공사 비용을 투입하고 손익도 부담했습니다.
루마니아 태양광 발전공사도 중간하도급을 맡은 진흥기업이 작업관리, 준공검사 이행 등을 담당해 실질적인 역할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입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위법 여부를 판단하려면) 비교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이 경우는 없었고, 설정하는 것도 어려웠다"며 "무혐의는 아니기 때문에 이 행위에 대해서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효성·효성중공업의 진흥기업에 대한 부당지원 건을 심의한 결과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워 심의절차를 종료한다고 22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서울시 마포구 소재 효성빌딩.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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