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2023년 영화 산업, 일어나라!!!
2023-01-02 07:01:01 2023-01-02 07:01:01
2023년이다. 한동안은 날짜를 기입할 때마다올해가 몇 년이던가하며 2022년과 2023년 사이에서 갈팡질팡할 것이다. 새해 시작이 기쁘지 만은 않게 된 건 중년의 나이가 되면서부터다. 나이가 주는 무게감이 제법이었다. 6월부턴 만 나이가 공식 나이가 된다. 나이가 많아졌는데 나이가 적어진다. ‘한 살 벌었다는 생각은 의외로 어떤 것을 실천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늘 하는 새해 결심이지만 올해는 더 특별한 느낌이다. 1년을 벌었기 때문인가. ‘재벌집 막내아들송중기도 아닌데 인생 2회차를 사는 듯한 느낌이다. 어쨌든 각오가 새롭다.
 
영화계도 새로운 1년을 맞이한다. 남다른 각오와 준비로 전 세계적 존재감을 더욱 단단히 해야 할 한 해다. 그러기 위해선 영화 시장의 변화된 흐름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올 1년을 맞이할 전략을 세우고 완벽한 성취를 이뤄낼 수 있게 된다.
 
일단 올해부터는 영화 배급을 위한 눈치싸움이 무의미해질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단 얘기다. 기존 국내 영화시장은 비수기-성수기로 양분화 돼 있었다. 비수기 시즌 중급 이하 규모 영화들이 개봉했고, 여름과 겨울 그리고 설과 추석 연휴 기간엔 각 메이저 투자 배급사의 텐트폴 영화가 개봉했다. 국내 영화 시장을 주도하는 4대 메이저 투자 배급사의 전통적이고 전략적 제휴였던 셈이다.
 
하지만코로나19’가 바꿔놓은 시장 생리가 이를 사실상 무의미 하게 만들었다. 2022년 초 상영관 영업시간 제한 및 취식 불가 해제 이후 시장 활성화가 기대됐다. 하지만 억눌림에 대한 일종의 풍선 효과였을 뿐 시장의 봄날은반짝하고 사라졌다. 1000만 흥행을 노리던한산 700만 흥행에 만족했고비상선언은 흥행 참패를 기록했다.
 
시장의 비상식적 흥행 논리가 아니었다. 기존 생리가 무너진 반증이었다. 이른바묵힌 영화논리부터 영화관 관람료 인상 등 다양한 이유가 불거졌지만 시장 회복 실패 최대 요인은 경쟁 상대의 타깃 설정 잘못이었다. 예전과 같은영화 대 영화논리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걸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작년 12월 개봉해 1000만 흥행을 노리는아바타: 물의 길이 경쟁 상대가 없는 독주를 지속하고 있다. 경쟁작이자 대항마로영웅이 지목됐지만 시장의 소비 측면에서아바타: 물의 길은 아이러니하게도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재벌집 막내아들과 경쟁하는 구도처럼 비춰지고 있다. 한동안 극장은아바타: 물의 길’, 안방은재벌집 막내아들이 자리하면서 영화 대 드라마의 생소한 2파전이 이어졌다.
 
실질적으로 비수기와 성수기 시즌 구분이 무의미해진데다 영화 대 영화 경쟁 구도, 영화관 대 영화관 경쟁 체재가 더 이상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증명이 된 셈이다.
 
이제 국내 영화 시장은 이렇게 또 한 번 큰 변화를 맞이한 새로운 흐름에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영화 산업은 전 세계를 주도하는 K문화의 명백한 중심이다. 영화 산업이 무너지면 K문화 근간 역시 흔들리게 된다. 2022년 한 해 동안 뼈아픈 실패를 거치며 영화 시장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충분한 데이터를 쌓았다. 남은 일은 축적된 데이터를 시장에 접목해 새로운 콘텐츠와 마케팅을 선보이는 것이다. 늑장 부릴 여유는 없다. 전 세계 1위 자리를 노리는 경쟁국은 많다. K문화의 근간인 국내 영화 산업, 새롭게 변화된 모습으로 재등장할 제2의 출발을 준비하자.
 
김재범 대중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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