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KT(030200)의 차기 대표이사 후보 확정이 해를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대표 선임 절차가 장기화되면서 통상 12월 초·중순에 했던 임원 인사와 신년 경영계획 수립도 지연되고 있다.
KT 이사회 산하 지배구조위원회는 현재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에 대한 심사 방식과 일정을 논의 중이다. 후보 선정 기한은 현 대표이사 임기 만료 3개월 전으로 돼 있긴 하나 현재로선 강제성이 없다. KT 내규에 따르면 이사회가 현직 대표에 대해 연임 우선심사를 진행할 경우,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을 현 대표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선정하도록 하는 규정은 지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앞서 황창규 전 KT 회장이 연임할 때인 2017년 1월에 CEO 추천위원회가 구성돼 심사한 전례가 있다.
열흘 남짓 남은 기한 안에 다른 후보들을 추천·지원받아 후보군을 선정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KT 관계자는 "이사회가 후보를 결정하면 주주총회 의안에 넣어 주주들에게 통지서를 발송해야 하는데 해당 절차를 진행하려면 실무적으로 기한의 마지노선은 주총 2~3주 전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KT 이사회 산하 지배구조위원회는 그룹 내·외부에서 후보군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구 대표의 경쟁 후보군으로 김기열 전 KTF 부사장, 임헌문 전 KT매스총괄 사장, 이경수 전 KT네트웍스 네트워크엔지니어링 부문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 사장, 홍원표 전 삼성SDS 대표, 윤경림 KT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등을 거론하고 있다.
문제는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 선정이 늦어지면서 KT 그룹 연말 임원 인사 일정도 지연되고, 새해 경영계획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신속한 경선 진행을 위해 공모 대신 이사회 규정에 명시된 추천이나 조사 등 다른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KT 지배구조위원회 운영규정 제6조에는 위원회가 사외 대표이사후보자군 구성을 위해 이사회의 추천을 받을 수 있고, 전문조사기관에 조사를 의뢰하거나 인선자문단을 구성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미 SK그룹과 LG그룹 등은 인사를 마무리하고 발 빠르게 경영활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KT 역시 현재 추진 중인 다양한 디지털 전환 사업이 속도를 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를 맞고 있는 만큼 신속한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그간 디지털 국가경제력 강화를 위해 산업간 협력하는 '원팀' 전략을 추진하고, 인공지능(AI)과 헬스케어 등에서 투자를 확대해 온 KT의 경영 공백은 국내 산업 활력 저하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이른바 3고 위기가 닥친 가운데 한국은행은 내년도 우리나라 성장 전망에 대해 산업연구원의 올해 전망치 2.5%와 한국은행의 8월 전망치 2.1%보다 낮은 1.7%로 전망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지난 1일 미 연준의 가파른 정책금리 인상, 미달러화 강세, 미 국채 시장의 유동성 악화 등을 언급하며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한 바 있다. 변화무쌍한 시기에 KT가 공백 없이 디지털 전환 및 관련 생태계 조성에 매진하기 위해선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조속히 마무리 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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