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증시, 단풍놀이는 끝났다
2022-11-15 06:00:00 2022-11-15 06:00:00
지난 4주간 급반등을 이어오던 국내 증시의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고등이 울리고 있다. 국내 증시 뿐만 아니라 미국 증시의 단기 반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면서 단기 반등을 기뻐하던 투자자들도 다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거짓말처럼 단풍이 절정을 향해 치닫던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반등에 나선 증시가 또 다시 거짓말처럼 찬바람이 불며 단풍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과열에 대한 경고음이 울린다. 이쯤되면 단풍의 마법인가 싶다.
 
지난 9월말 2134.77까지 밀리며 연저점으로 추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박스권(2150~2260선) 흐름을 보이다 지난달 27일부터 급반전에 성공했다. 유의미한 반등을 보인 시점의 상승률은 12%대로 집계된다. 특히 지난주 수익률은 5.7%로 주간 수익률 기준 202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장 반등의 키는 그동안 증시를 짓누르던 3중고의 완화가 꼽힌다.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었다. 1450원을 바라보던 원·달러 환율은 1320원대로 내려왔고,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시장예상치 하회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도 낮아졌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낮아지면서 고금리 기조에 대한 시장 불안감도 완화됐다.
 
3중고의 완화로 환호하던 증시에 또 다시 경고등이 울린다. 이번주 들어 증시전문가들은 일제히 증시 조정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최근 랠리 상황을 '몬스터 랠리'로 규정하고, 숨고르기 장세 진입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증시도 과열 양상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미국 10월 CPI(소비자물가지수)의 예상치 하회로 급반등한 미국 나스닥과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의 경우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이 각각 18배, 26배까지 회복했다. 코스피의 경우에도 11.6배 수준으로 연중 최고치 수준까지 회복됐다. 주가가 어느 정도 목전까지 진입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증시전문가들은 현재 수준에서 추가적인 상승을 위한 밸류에이션 회복은 기업의 실적에 대한 반전 또는 기대감 부각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일선인 2510선을 돌파하기 위해선 이익증가율의 반전 또는 기대감이 부각돼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코스피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여전히 마이너스(-)권에서 하락 중"이라고 진단했다. 코스피 이익 증가율의 반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선행 지표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ISM제조업지수도 2022년 하반기 이후 현재 꾸준히 하락세다.
 
증시, 단풍 높이는 끝난 듯 하다. 이제 찬바람 부는 겨울을 이겨내고, 내년 봄을 기다려야 할 듯하다. 최근 반등을 통해 수익을 거둔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에 나서길 바란다.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지만, 단기 반등에 따른 부담이 감지될 때는 언제든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 단순한 명제를 지키지 않아 '존버족'이 되지만, 현재 시장의 지표는 증시의 조정을 가리키고 있다.
 
최성남 증권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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