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일정 부분은 경찰 내 보고 시스템에 커다란 문제점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보다 1시간13분 늦게, 행안부 장관보다 56분 늦게, 사고 발생 두 시간 후에 인지한 것에 대해 경찰수장으로서 부끄럽지 않냐"고 질타하자 "그렇다. 지적대로 무겁게 책임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윤 청장은 1시간 59분이 지난 30일 오전 0시14분에 처음으로 사고를 인지한 바 있다.
정 의원은 당시 용산경찰서장이던 이임재 총경이 참사 발생 50분이 지난 오후 11시 5분에서야 현장에 도착한 경위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참사 당일 이 총경은 녹사평역에서 이태원 파출소까지 900m 거리를 관용차로 이동할 것을 고집하며, 도보로 10분 거리를 50분 걸려 도착했다. 이후 상위 보고 대상인 김광호 서울청장에게는 오후 11시36분에 늦장 보고를 해 비판을 받고 있다.
정 의원은 "수많은 사람이 생사기로에 있는데 이 총경은 관용차에 앉아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서울청장에게 (늦게) 보고한 행태는 압사사고이기 때문에 범죄"라며 "(이 총경이) 감찰반에서 보고를 받을 때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받아 심각성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 사실인가"라고 윤 청장에게 질의했다.
이에 대해 윤 청장은 "진술 내용까지 확인하지 못하지만 그 부분을 감찰뿐만 아니라 수사도 진행 중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이 총경한테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한게 누구냐"며 "이 총경이 밤 10시20분 현장에 도착해 지휘했다는 용산서 상황보고서도 거짓말"이냐고 물었다.
이를 두고 윤 청장은 "그 부분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해서 사실 확인을 위한 수사 중이고 반드시 정확히 규명하겠다"고 답했다.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112상황실 상황관리관 근무 중이던 류미진 총경이 상황실을 비우고, 참사 발생 1시간 46분이 흐른 30일 오전 0시 1분에 김광호 서울청장에게 문자 보고를 한 것에 대한 비판 질의도 이어졌다.
정 의원은 "류 총경이 1시간 24분이나 자리를 비우고 상부 보고도 늦게 한 것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며 "일부 보도 따르면 이 총경과 류 총경이 같은 지역 경찰대 출신으로, 문재인 정권 퇴임 3개월 전 단행된 '알박기 경찰 인사'에서 요직으로 영전된 인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어떻게 파악하냐"고 지적했다.
이에 윤 청장은 "그렇게 해석한 분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부분은 경찰청장으로서 선뜻 동의한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사실 관계가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대답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의 정보 체계 실패가 참사를 불러온 요인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첫 신고가 접수된 오후 6시34분에는 신고 내용이 정확음에도 경찰은 강제 해산했다고 했다"며 "제대로 절차를 거쳐서 보고 해야하는데 이는 허위보고"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후 9시38분 용산서 112상황실장이 이태원역장에게 무정차 요청을 했다고 했지만 역장은 받은 적 없다며 진실공방 중"이라며 "경찰 책임이 가장 큰 데 정보 실패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청장이 "일정 부분 동의한다"고 말하자 김 의원은 "그런 자세를 가지면 안된다.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태원 참사 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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