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빈 기자]
현대중공업(009540)이 우리나라 최대 박막태양전지 공장을 설립하고 차세대 시장 선점에 본격 나선다.
현대중공업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프랑스 파리 생고방그룹 본사에서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 드 샬렌다 생고방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박막태양전지 공장 설립을 위한 계약서명식을 가졌다고 10일 밝혔다.
이 공장은 현대중공업과 세계 최대 유리·건축자재 업체인 프랑스 생고방그룹이 50대 50으로 총 22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하는 합작법인으로 국내 외국인 투자지역에 오는 12월부터 건설에 착수, 2012년 상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박막전지 생산에 필요한 고품질 유리는 생고방 자회사인 국내 한글라스사에서 공급된다.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100MW 규모의 박막태양전지(CIGS)를 생산하게 되며 현대중공업은 2015년까지 생산 규모를 연간 400MW까지 확대해 이 분야 세계 5위권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박막태양전지란 구리(Cu)·인듐(In)·갈륨(Ga)·셀레늄(Se)로 이루어진 화합물로 박막태양전지 중에서 가장 효율이 좋고 친환경적이어서 향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이번 계약은 현대중공업이 지난 1981년부터 30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효율이 높은 박막태양전지를 양산 중인 생고방 그룹과 협력함으로써 현재 초기 단계에 있는 국내 박막전지 분야의 양산시기를 앞당기고 차세대 태양광 시장을 선점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현대중공업은 또 국내 유일하게 결정형과 박막형 태양전지를 모두 양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향후 태양전지 시장 흐름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태양전지 시장은 고가(高價)의 폴리실리콘을 원료로 하는 결정형 태양전지가 약 80%를 차지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유리 기판을 주원료로 얇은 화합물을 입히는 박막태양전지는 결정형에 비해 제조원가를 크게 줄이는 것이 가능하고 미관이 뛰어나 향후 태양광 시장을 주도할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태양광과 화석연료의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 달성을 위한 생산단가를 줄이는데도 박막태양전지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분석기관 디스플레이뱅크, 유럽태양광산업협회(EPIA)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전 세계 태양전지 총 생산량 9.6GW 중 박막태양전지는 1.9GW로 약 20%를 차지했으며, 2010년 2.8GW, 2013년 5.0GW, 2015년 9.3GW, 2017년 17.7GW으로 연 평균 37% 급성장, 시장점유율은 약 4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은 “현대중공업이 최근 세계 최대 태양광 발전소를 수주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국내 박막태양전지 시대를 본격 개막함으로써 우리나라 태양광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를 주도하는 태양광 업체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부터 태양광 모듈과 전지의 연간 생산능력을 각각 600MW로 확대하기 위해 음성공장을 증설 중이며, 8월에는 미국 마티네에너지社로부터 7억불 규모의 세계 최대 태양광 발전소 공사 계약을 따낸 바 있다. 또 국내 유일하게 폴리실리콘부터 태양전지, 모듈, 발전시스템까지 공급하는 태양광 일괄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앞줄 왼쪽), 드 샬렌다 (PA de Chalendar) 생고방 회장(가운데), 쟝 피에르 플로리스(Jean-Pierre Floris) 생고방 사장(오른쪽) 등이 지난 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박막태양전지 합작법인 설립 조인식에서 계약 서명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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