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식사는 잡쉈어?"
2022-09-26 06:00:00 2022-09-26 06:00:00
코스피 지수가 2300선이 무너지면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들은 사실상 패닉 상태에 빠졌다. 고환율 상황으로 인한 외국인 이탈과 기업 실적에 대한 먹구름에 더해 금리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까지 극대화되면서 주식시장의 반등 실마리는 요원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신작 '수리남'의 명대사가 여의도 전업투자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국정원 요원이자 마약무역상으로 1인 2역의 열연을 펼친 박해수 배우(구상만역)의 "식사는 잡쉈어?" 대사다. 증시 부진에 안부를 묻는 인사로 요즘 여의도에선 해당 대사를 활용한 인사법이 뜨고 있다.
 
"김 프로, 장도 개판인데 식사는 잡쉈어?", "이 프로, 주식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식사는 잡솼어?" 이런 류로 활용된다.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부진한 장세에도 밥은 챙기자란 의미로 전달되는 안부 인사인 셈이다. 투자 손실이 커지면 아무래도 입맛이 없어지고 밥 생각도 안날 법도 하다.
 
2300선이 무너진 코스피 지수는 연저점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장증 기준 연저점은 지난 7월초 기록한 2276.63이다. 코스닥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712.53이 연중 최저치다. 현재 730선이 위태로운 코스닥 지수 또한 연저점이 가까워 보인다. 지수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반등의 실마리를 찾긴 어려워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금 비중 확대 전략을 권고하고, 보수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3연속 자이언트스텝(0.75% 인상)을 강행한 미국의 금리 인상은 추가로 더 나올 가능성이 높다. 올해 남은 두 번의 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0.5% 포인트 금리 인상) 이상의 조치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도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잡을 때까지는 높은 수준의 금리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점이 주목된다. 울트라스텝(1.00% 인상)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 금리 이슈는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도 증시를 억누르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 상황도 국내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1400원을 돌파한 환율은 금융위기급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3월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6개월 만에 처음이라서다. 고환율 상황은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을 부추기는 요소이니 만큼 수급적 요인 역시 반등을 기대하긴 힘들게 느껴진다.
 
여기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도 가중되고 있다. 부분 동원령을 발표하고 사실상 전쟁의 확전을 야기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해 글로벌 증시 환경은 사실상 '시계제로' 상태다. 시계제로 상황에서 투자를 통해 생업을 유지하는 전업투자자의 안부가 궁금해지는 건 당연하다. 수리남의 "식사는 잡쉈어?"라는 대사가 여느 때보다 크게 와닿는 시국이다.
 
최성남 증권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