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가 열린 지난 21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박용진 당대표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박용진 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23일 권리당원 전원투표를 당의 최고의사결정 단위로 바꾸려는 당헌 신설 움직임에 대해 "개딸(개혁의 딸) 정당이 될까봐 무섭다"고 우려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한쪽(친명)이 독식한 지도부가 여기에 결합되면 그냥 강성 목소리와 편협한 주장 때문에 당이 민심과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민주당 당무위원회는 '전국의 당원을 대표하는 당의 최고 대의기관은 전국대의원회의'라고 명시돼 있는 당헌 제3장(대의기관)에 '권리당원 전원투표를 우선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새로운 조항을 추가한 당헌 개정안은 오는 24일 중앙위원회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개딸'은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강성 지지층으로, 80%에 육박하는 이번 전당대회 권리당원 득표율에서 그 힘이 확인됐다. 이 후보는 권리당원 힘을 통해 당의 주요 의사결정을 좌우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직접 참여민주주의를 강화한다, 저는 찬성한다"면서도 "그런데 거기에 굳이 뭐라고 표현되어 있냐면 우리 당의 최고의사결정 방법이다, 이렇게 돼 있다. 이전에는 전당대회가 최고의사결정 단위였는데 그게 무력화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최고의사결정 단위가 되려고 한다면 적어도 우리 당원들의 민주적인 것은 구성이 맞춰져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헌법상의 국민투표도 국민 과반의 투표 참여와 과반의 찬성으로 결정하게 돼 있다. 우리 당의 전당대회도 재적 대의원의 과반이 찬성해야 의결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여기는 30%만 투표에 참여하면 된다. 그러니까 산술상으로는 16.7%의 강경한 목소리만 있으면 어떤 의결이든 다 가능하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후보는 또 "전당대회는 2년에 한 번 정도 열린다"며 "그런데 지금 온라인 투표로 이게 투표가 가능해지니까 수시로 주요 사안에 대해서 표결을 하거나 전당원 투표로 결정하게 되면 토론도 없이 찬반투표로 모든 것이 결정나게 되는 상황이 된다"고 우려했다.
절차적 하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 후보는 "주변 의원들한테 확인해 보니까 다 몰랐다고 한다"며 "논의 과정도 상당히 너무 급하게 진행이 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의 최고 의결기구를 변경하는 사안인데 이게 토론 없이 그냥 요식행위를 통해서만 통과시킬 일이냐"고 따져물었다. 박 후보는 "(이는)민주적인 최소한의 구성요건도 마련되지 못한 것"이라며 "적어도 과반 이상은 투표에 참여해야 우리 당의 최고 의결기구라고 할 수 있지, 그냥 일부만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반대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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