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확진…현대바이오 "당국 요청시 투약 협조"
현대바이오 "임상용 의약품 치료목적 사용, 규정상 투약 가능" 주장
“니클로사마이드, 바이러스 99% 억제 약물농도 코로나19-원두 동일”
2022-06-23 10:39:04 2022-06-23 10:39:04
현대바이오 서울사무소 전경. (사진=현대바이오)
[뉴스토마토 박상효 기자]  현대바이오(048410)가 보건당국 등이 요청하면 원숭이두창(monkeypox) 감염자에게 자사의 범용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인 CP-COV03의 투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원숭이두창이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국내에서도 확인됐다. 2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의사환자 2명에 대한 진단검사를 진행한 결과, 내국인 1인이 최종 양성으로 확인됐다. 
 
국내에도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방역당국은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경보단계가 격상되면서 질병청 원숭이두창 '대책반'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로 바뀌었다. 
 
현대바이오는 이날, 질병관리청 등 보건당국이나 의료진으로부터 원두 감염자에게 CP-COV03의 투약 협조 요청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뉴스토마토> 질문에 이같이 밝히고 현행법상으로도 투약이 합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대바이오는 현재 CP-COV03가 코로나19 임상2상 단계에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규정한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치료목적 사용’이라는 절차를 통해 원두 환자 치료를 목적으로 투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치료목적 사용승인' 제도는 다른 치료수단이 없거나 위급한 질환의 환자 등에게 치료 기회를 주기 위해 임상 단계의 의약품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승인해 주는 제도로, 미국과 유럽, 우리나라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절차를 통해 중증 질환자에게 임상시험용 의약품이 투여된 사례가 지난 2017년 기준 4000건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CP-COV03의 주성분 니클로사마이드는 세포 효능실험에서 원두 바이러스 계열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능이 이미 확인돼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캔자스주립대가 2020년 국제학술지 `Vaccines’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니클로사마이드는 약물농도 1마이크로몰(µM)에서 원두와 같은 계열인 백시니아 바이러스 증식을 99% 억제하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니클로사마이드가 세포실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을 99% 억제한 약물농도와 동일하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CP-COV03는 현재 코로나19 임상 2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므로 투약시 안전성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원두와 코로나19는 바이러스 증식을 99% 억제하는 약물농도가 같으므로 CP-COV03는 코로나19 임상 2상의 투여량만으로도 원두 치료 효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CP-COV03의 이런 효능을 감안하면 한국에서도 원두 치료제 탄생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재 원두 치료제로 허가된 의약품은 미국의 시가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티폭스(성분명: 테코비리마트)가 유일하다. 티폭스는 미국, 캐나다에서 천연두용 항바이러스제로 승인됐고,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천연두 및 원두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최근 현대바이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먹는 치료제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 'CP-COV03'를 원숭이두창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패스트 트랙(fast track)을 신청키로 결정했다.
 
현대바이오는 미국 현지의 바이오 분야 전문 로펌을 통해 CP-COV03가 '동물실험갈음규정(Animal Rule)' 적용으로 패스트 트랙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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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갈음규정은 미국 등 주요국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불가능하거나 비윤리적일 경우 동물실험 결과만으로 치료제로 승인하는 제도로, 일종의 패스트 트랙 절차다. FDA는 2018년 미국 제약기업인 시가 테크놀로지가 동물실험을 거쳐 천연두 치료용으로 개발한 '티폭스(TPOXX)'를 천연두 치료제를 포함해 지금까지 13종의 약물에 이 적용해 신약으로 승인한 바 있다.
 
회사 측은 FDA에 CP-COV03의 그간 동물실험 결과 등 관련 자료도 신속히 제출하기로 했다.
 
오상기 현대바이오 대표는 "CP-COV03는 모든 바이러스 제거가 가능한 메커니즘의 니클로사마이드를 주성분으로 개발한 범용 항바이러스제"라며 "FDA의 패스트 트랙으로 CP-COV03가 원두 치료제가 되면 20세기 대표적 범용 항생제인 페니실린처럼 혁신적인 항바이러스제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효 기자 p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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