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동국제강(001230)이 신용등급 상승과 협력업체 노동자 사망으로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양호한 이익 창출력과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도 올려 지속가능경영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동국제강 등급전망을 ‘BBB 안정적’에서 ‘BBB 긍정적’으로 올렸다. 올해 매출과 영업 이익이 전년 대비 둔화되겠지만 견조한 이익창출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동국제강의 장기 목표는 신용등급 A 회복이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지난 3월25일 서울 수하동 본사 페럼타워에서 열린 제 6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 영업이익은 지난 2020년 2947억원에서 2021년 8030억원으로 뛰었다. 각각 전년 대비 79%와 173%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05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8% 개선됐다. 철근업계 공급 조정과 고부가가치 컬러강판 수요 호조, 건설경기 등 전방 수요 회복이 영향을 줬다.
철강사업에서 2021년 별도기준 매출은 봉형강 50.3%, 냉연 35.1%, 후판 11.6% 기타 3.0%로 구성됐다. 시장지위도 우수한 편이다.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장점유율은 수입 제외 봉강과 후판, H형강이 각각 24%, 11%, 30%다. 내수 컬러제품은 21%, 냉연과 도금은 5%다. 해외 시장 점유율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향후 이익창출력은 둔화될 전망이다. 전쟁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 경쟁사의 철근·컬러강판 설비 투자 때문이다.
다만 정부 주도 SOC 확대에 따른 건설 수요, 조선사 수주 물량 회복과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신평은 동국제강의 중단기 설비합리화와 사업확장, ESG 경영전략 등 투자부담을 자체 현금창출력 안에서 충분히 감내하고도 재무부담 경감 추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주요 과제가 ESG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지난 4월 동국제강의 사회책임경영(S) 부문 등급을 기존 B+에서 B로 낮췄다. 안전보건 정보 공개가 미흡하고 반복적인 산업재해 발생으로 양호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 조정 사유였다. 3분기 등급 조정은 다음달로 예정돼 있다.
등급 조정 전달인 3월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이동우씨가 천장 크레인을 정비하다 안전벨트에 몸이 감겨 숨졌다. 사측은 이달 14일 유족과 합의하고 민사배상금과 위로금을 내기로 했다.
현재 동국제강은 현장 노동자 사망 통계와 예방책이 담긴 대외 보고서가 아직 없다. 관련 내용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첫 발간될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실릴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사회 부문을 포함한 ESG 전반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동국제강은 안전보건 예산을 지난해 166억원에서 올해 401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사업 모델부터 비재무적 요소까지 포함해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표로 적합한 모델을 찾고 있다”며 “ESG는 회사의 미래와 연결된 활동이므로 다른 회사 따라하기가 아닌 동국제강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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