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윤석열 정부의 최대 수혜주로 기대를 모은 건설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주주가치 방어 행보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주가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같은 주가부양정책이 미비한 까닭이다.
무상증자를 단행한 DL이앤씨의 경우 신주상장일인 4월28일 주가가 6만1000원이었지만, 이날 종가는 4만7400원에 마감했다. 윤석열 정부의 최대 수혜주로 기대를 모았던 건설주가 정책적 불확실성에 맥을 못추고 있는 셈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움직임도 미비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상장 건설사 가운데 주가 부양 차원에서 자사주를 취득한 곳은 DL이앤씨 1곳에 그쳤다. 올해 상황도 비슷하다.
삼성물산(028260)의 경우 연초 소액주주가 ‘자사주를 소각해 주가를 관리해달라’는 주주서한을 보냈지만, 현재까지 주가 부양을 위한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실제 올해 들어 현재까지 주가부양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소각결정을 내린 건설사는 DL이앤씨와
한라(014790) 2곳에 불과하다.
우선 한라는 오는 24일부터 내달 14일까지 장외를 통해 기타주식 34만8050주를 매입, 소각할 예정이다. 이번 자사주 취득 결정은 주주가치제고를 위한 차원으로, 취득예정금액은 99억5075만원 규모다.
통상 그룹 CEO나 회사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 경영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향후 경영 성과와 그룹 방향성에 대한 자신감을 자사주 매입을 통해 보이는 것이다. 특히 자사주 소각을 통해 발행주식수가 줄면 주당가치가 올라간다는 점에서 주주이익을 꾀할 수 있다.
(표=뉴스토마토)
이에 앞서 DL이앤씨는 지난달 26일 한국투자증권과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자사주 매입 규모는 총 290억원으로 작년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5764억원)의 5%에 해당한다. DL이앤씨는 지난해 기업분할 당시 향후 3년간 지배주주 순이익의 10%를 현금배당으로 주주들에게 환원하고, 5%를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주환원을 확대해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목적이다.
실제 DL이앤씨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2700원(우선주 27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으며 기존 주식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도 단행했다. 무상증자에 따른 발행 주식 수 증가를 통해 주가 탄력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SK에코플랜트는 올해 두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처분했는데 이는 임직원을 위한 인센티브인 스톡그랜트(Stock Grant)를 위한 목적이었고, HDC그룹은 자사주를 잇달아 매입했지만, 단순추가취득 목적이었다.
한편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주가 부양이 이뤄지기 위해선 자사주 소각과 분양가 상한제 개편 등 뚜렷한 정책 방향이 나와야 한다고 평가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자사주 취득이 가져오는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효과가 아닌 기업의 장기적 가치에 기반해 주주환원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실적 시즌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이 연간 추정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투자 포인트는 국내는 도시정비 사업 활성화, 해외는 고유가 수혜 여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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