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이 경쟁력"…전기차 공장 늘리는 완성차업체
현대차그룹, 미국에 첫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
미국 전기차 판매 급증, 현지 생산 통해 적극 대응
테슬라·폭스바겐·GM 등도 전기차 생산기지 확충
2022-05-17 14:34:49 2022-05-17 14:34:49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앞 다퉈 전기차 공장을 증설하며 생산성 확대를 통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이 급격하게 이뤄지면서 늘어나는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7일 외신 및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005380)그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오는 20~22일) 때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세우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미국에 5년간 74억달러(9조5000억원)를 투자해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계획의 일환이다.
 
아이오닉5 울산 생산라인.(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은 국내를 비롯해 인도, 인도네시아, 체코 등에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기차 전용 공장은 아직 없다.
 
현대차는 '혼류 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내연기관차를 만드는 울산1공장에서 아이오닉5, 코나 전기차를 생산하고 GV60 등 제네시스 전기차는 울산2공장에서 제네시스 내연기관 모델들과 생산되고 있다. 기아 전기차 EV6(오토랜드 화성) 역시 마찬가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미국 방문 당시 전기차 공장부지를 최종 낙점할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 전기차 생산라인 구축에 3억달러(3700억원)를 투자하고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과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생산하겠다고만 밝혔다. 이후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 계획이 나온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별도로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겠다는 건 미국에 전기차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50만여 대로 중국, 유럽에 이어 세 번째다.
 
현대차·기아(000270)는 지난달 미국에서 총 1만4197대의 친환경차를 팔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8.2%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는 47.6% 증가한 7409대, 기아는 130.3% 늘어난 6778대다. 특히 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4월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이다. 전기차는 총 6206대가 팔려 친환경차 중 가장 높은 증가율(332.2%)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현지 생산을 통해 미국 전기차 1위 테슬라와의 차이를 좁히겠다는 방침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같은 시스템을 갖춰 놓고 수십 가지 전기차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흑자 플랫폼'이라고 부른다"며 "전기차 전용 공장을 통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처럼 전기차도 수십만 수백만 대를 찍어내는 모델들이 상당히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베를린 '기가팩토리'.(사진=테슬라)
 
테슬라도 올 초 미국, 중국에 이어 독일 베를린 외곽에 있는 유럽 내 첫 생산 기지인 '기가팩토리' 가동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연간 5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테슬라는 중국 공장에서 유럽 물량을 수급해 왔다. 테슬라는 지난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약 13%의 점유율을 기록해 1위 폭스바겐(25%)의 절반 수준이다. 이번 공장 구축으로 유럽 내 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
 
테슬라를 의식한 듯 폭스바겐도 최근 독일 볼프스부르크 내에 신규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금 20억유로(약 2조7000억원) 규모로 내년 초 착공이 예정돼 있다.
 
GM의 대표 공장 중 하나인 햄트랙 공장은 지난해 말 '팩토리 제로'로 명칭을 변경하고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탈바꿈했다. 허머 EV, 실버라도 EV 등 전기 픽업트럭을 주로 생산한다.
 
혼다는 중국 우한에 연산 12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올해 전기차 전문 새 브랜드 'e:N' 시리즈 차량을 출시하고 향후 5년 동안 둥펑차, 광저우기차와 중국 시장에 10개 전기차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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