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연구진이 신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SK케미칼)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지난해 총 다섯 개 품목이 3년 만에 국산신약 명맥을 이었지만 그동안 지난날을 복기하면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품목도 다수 발견된다.
국산신약은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으로 기존 의약품과는 화학구조 또는 본질 구성이 다른 신물질의약품, 신물질의 유효성분을 일컫는 말이다. 현재 기준 대웅제약 펙수클루를 마지막으로 34호까지 허가됐으며 한림제약 브론패스는 천연물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첫 국산신약은
SK케미칼(285130)이 위암 치료제 '선플라'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면서 야심차게 시장에 등장했다. 이후 해마다 많게는 다섯 건의 허가가 나오면서 명맥이 이어졌지만 2019년부터 이듬해까지 허가된 국산신약은 전무했다. 일부 품목은 여러 난관에 봉착하면서 자취를 감췄다.
슈도박신은 2003년 중증 화상환자의 녹농균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으로 허가받았다. 녹농균은 화상과 수술, 외상 및 화학요법 치료 등에 의해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감염균이다. 허가 당시 슈도박신은 6년 이내에 임상시험 3상 자료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허가받았다. CJ제일제당은 피험자를 확보하지 못해 2009년 결국 자진취하를 선택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당시 CJ제일제당은 슈도박신 관련 후속 임상을 통해 최종 허가를 받는 조건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라며 "당시에 환자 모집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자진 취하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슈도박신 허가 자진취하 3년 뒤인 2012년에는
동화약품(000020)이 국산신약 3호 '밀리칸'의 허가를 취하했다.
밀리칸은 방사선 치료제로 개발된 신약이다. 개발 당시 초기 간암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시장성이 발목을 잡았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밀리칸은 방사선 치료제로서 신약으로 개발했지만 치료 트렌드에 맞지 않아 판매가 활발하지 않았다"라며 "시장성이 불투명해 자진철회했다"라고 말했다.
앱클론 연구 시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앱클론)
또 다른 국산신약 허가 자진취하는 8년 뒤
동아에스티(170900)로부터 나왔다. 허가 이후 절차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동아에스티는 2015년 그람양성균으로 인한 급성 세균성 피부 및 피부구조감염 치료에 사용하는 항생제로 시벡스트로 주사제와 정제 허가를 받았다. 이 당시 시벡스트로는 기존 항생제 내성균 피부감염 환자들에게 쓸 수 있는 슈퍼 항생제로 각광을 받았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시벡스트로가 국내 시장에서 사라진 것은 동아에스티가 시판 후 조사(PMS)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시벡스트로는) 신약 등의 재심사 기준에 따라 지난 2020년 6월까지 시판 후 조사 자료를 제출해야 했다"라며 "허가 이후 제품 발매를 하지 못해 자료 제출이 어렵다고 판단, 자진취하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서는
JW중외제약(001060)이 '제피드'의 허가 취하를 결정한 바 있다. 제피드는 2011년 허가된 국산신약이자 국내에서 세 번째로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다. JW중외제약의 제피드 허가 취하는 원료 수급 난항에 따른 것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원료 구매가 어려워져 계약을 종료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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