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향후 1년간 물가 전망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이 3.1%까지 치솟으며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일반인들의 불안심리가 확대된 탓이다.
아울러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추후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며 주택가격 전망치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한은이 물가 불안을 막기 위해 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2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2월 2%로 2%대에 진입한 후 15개월째 2%대를 기록하다 이달 3%대로 올라섰다.
또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물가인식은 3.2%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외식비, 유가 등 물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크게 오른 것 같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소비 증가가 앞으로의 상승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얼어붙었던 주택 매매 심리도 살아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4로 한 달 전보다 무려 10포인트나 뛰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었다는 것은 앞으로 주택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서 재건축, 재개발, 대출 등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반영되며 생각 보다 (지수)가 높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8로 지난달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지난달 1.1포인트 오르며 반등한 데 이어 이달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중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21년 12월)와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낮으면 그 반대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주요 지수 중 현재경기판단지수는 74로 전월보다 3포인트 올랐다. 또 현재생활형편지수는 92로 같은 기간 2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생활형편전망지수는 94로 전월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이 밖에 가계수입전망지수, 소비지출전망지수, 향후경기전망지수는 각각 99, 114, 87로 변동이 없었다.
한편 시장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우려 등 영향에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41로 전월보다 5포인트 치솟으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2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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