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지금 우리나라 교육업계는 절박함이 부족합니다.”
최연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디지털콘텐츠산업본부 본부장은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9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전통적인 사업모델에 젖어 에듀테크(교육+기술)에 대한 인식이나 투자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최연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디지털콘텐츠산업본부 본부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9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이날 ‘에듀콘 2022’ 강연 후 만난 최 본부장은 “기존 사교육업계 대표들은 계속 수익이 나오는 캐시카우를 충분히 갖고 있기 때문에 에듀테크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돈 먹는 하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과거 디지털화된 콘텐츠 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투자가 한 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에듀테크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교육업계가 새로운 회사를 따로 설립하는 것이 좋다”며 “에듀테크 사업은 대표도 다른 사람이 맡아야 한다. 기존 교육업계 대표가 언제까지 기다려줘야 하느냐고 재촉하면 에듀테크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교육업체의 검정 교과서 콘텐츠 사용 및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검정 교과서 콘텐츠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다면 그 교과서를 만든 업체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에듀테크 발전을 저해하는 지름길”이라며 “검정 교과서 콘텐츠는 모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이날 ‘대한민국 에듀테크 육성 정책 방향 제언’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발표 서두에서 그는 “에듀테크 대상은 교육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공교육과 목적이 명확하게 다르다”며 “교육의 미래와 에듀테크 산업의 미래를 얘기하는 것은 다르다. 에듀테크 업계에서는 수익을 창출하고 시장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해외의 유수 글로벌 IT기업들이 에듀테크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을 예시로 들며 최 본부장은 역량을 갖춘 국내 IT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에듀테크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듀테크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빠르고 규모도 큰 만큼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적극적인 진입과 관련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입시 제도의 가변성을 피하고 해외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입시교육이 아닌 직업교육과 평생교육, 유아교육을 타깃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 본부장은 “직업교육이나 평생교육 쪽은 연식이 오래되지 않았다. (그래서) 모바일, 인공지능(AI), 이런 IT쪽으로 접근하는 것에 익숙하다”며 “상대적으로 예산도 많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유아교육의 경우 우리나라가 애니메이션 강자이기 때문에 캐릭터 지적재산권(IP)을 갖고 진입하면 큰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적극적인 예산 확보 노력에 업계가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교육산업 종사자들이 기회를 잡기 위해 지원을 요구해야 에듀테크 산업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제언이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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