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부도덕 기업…불매운동으로 심판"
가습기살균제피해유가족 "애경불매운동 동참" 촉구
2022-04-11 15:26:51 2022-04-11 15:26:51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애경산업을 상대로 소비자 불매운동에 나서야 한다며 시민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피해자, 유족들은 이날 마포구 애경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비자를 우습게 보는 살인기업을 방치하면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일어날 것"이라며 "소비자 불매운동을 통해 반사회적인 애경을 심판하자"고 말했다.
 
이들은 애경이 제작한 제품을 하나씩 열거하며 불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대표적인 애경 제품인 주방세제 트리오와 세탁세제 스파크, 최근 애경이 인수한 제주항공, 애경백화점과 AK플라자를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은 “지난 25년간 소비자들이 피해를 신고했지만 애경은 철저히 무시하고 11년간 피해조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애경이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고, 애경을 그대로 둔다면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며 “우리 아이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경 불매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했다.
 
애경산업의 잘못을 시간 순서대로 10가지를 꼽기도 했다. 먼저 ‘파란하늘 맑은가습기’라는 제품을 만들어 3년간 8만여 개나 판매했는데, CMIT·MIT라는 농약 성분의 살균제가 들어 있는 등 제품안전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가습기메이트’라는 가습기 살균제를 10년간 164만개나 판매했지만, 이 역시 위와 같은 농약 성분으로 완제품을 만들었고, 돈벌이에만 급급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안전성’에 관한 거짓 광고 △소비자 신고 무시 △자사 제품사용 소비자 피해조사 전무 △2016년 국회 국정조사 당시 관련자료 인멸·은닉 △2017년, 2019년 환경부 공무원 최모 서기관에게 뇌물 제공 및 기밀정보취득 △과장 광고 △양모 전 국회의원에게 6000만원 상당의 뇌물 청탁 △2022년4월 피해지원 조정안 거부 등을 지적했다.
 
이날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조정위)는 최종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고 부동의 한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애경산업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김이수 조정위 위원장은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초 주도적으로 조정을 요청했던 일부 기업이 이번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는 입장을 표명한 것은 매우 아쉽고 유감"이라며 “다시 한번 사회적 책임의 연대 이행이라는 시각에서 분담 비율의 조정에 관한 추가 협의를 요청한다”고 했다.
 
옥시와 애경은 조정금액과 분담 비율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최종 조정안에 동의하지 않았다. 조정에 참여한 가습기살균제 유통·판매 기업은 총 9곳으로 옥시와 애경은 이들 중 가장 많은 분담금을 내야 한다. SK케미칼·LG생활건강 등 7곳은 조정안에 동의했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애경타워 앞에서 열린 애경 불매운동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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