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4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결정한 것에 대해 "어려운 선거니까 이럴 때 한 번 저 자신을 던져보자, 그런 결심을 했다"며 "경기도지사 후보는 추대 없는 당내 경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2번의 대선 도전 끝에 이제 정치를 그만하고 보람 있는 다른 일로 사회에 기여를 해야겠다고, 정치를 떠날 생각을 많이 했다"며 "(경기도지사 출마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 쉬운 선거면 안 나왔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경기도지사 도전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경기도는 인구가 1400만명인데, 우리나라 인구 전체의 4분의1을 넘는다"며 "여기는 경제·산업·안보·주택·교통·복지·교육·보육 등 모든 이슈들이 몰려 있어서 제가 대한민국을 위해서 한 번 펼쳐보려던 그런 정책들을 펼치는 것도 제가 정치를 하는 큰 보람이겠다 이런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또 "제가 개혁보수를 계속 주장해 왔는데 도지사로서 그런 개혁보수의 정치를 펼쳐 보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경기도가 대장동 비리 등에 휩싸였는데 공직사회도 개혁해서 국민 세금을 가지고 다시는 (비리가)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재명 전 지사의 정책 중 잘된 것은 계승할 생각"이라며 "이 전 지사의 여러 복지정책으로 혜택을 받아 큰 도움이 된 경기도민들에게는 혜택이 계속 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재정을 너무 과다하게 집행했다든지 세금을 함부로 쓴 부분이 있으면 완전히 폐지는 아니지만 개혁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3월31일 유승민 전 의원이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내 경선에 대해선 "추대는 없다"며 "당내에서 (후보가)많이 나올수록 좋은데, 당내 경선부터 룰에 따라서 굉장히 치열하게 하는 게 본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민의힘에선 김영환·심재철·함진규 등 전현직 의원들이 경기도지사에 출사표를 던졌다. 경기도에서 내리 5선을 한 정병국 전 의원의 출마와 함께 윤석열 당선인의 대변인인 김은혜 의원의 차출론도 거론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특히 '경기도지사 출마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질문에 "제가 경기도지사 4년을 잘해서 1400만 경기도민께서 '유승민 잘한다' 그러면 저한테 가능성 열리는 것"이라며 "'잘못했다' 그런 평가를 받으면 무슨 가능성이 있겠냐"고 말해 경기지사를 발판으로 차기 대선 도전의 의지를 피력했다. 대구에 정치적 기반을 둔 유 전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 나섰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구원에 주목하는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완패했다. 이후 정계 은퇴 등도 고려했지만 근거지를 수도권으로 옮겨 대선 도전 의지를 마지막으로 불태우겠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한덕수 전 총리가 지명된 것과 관련해 "한 후보자는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큰 일을 많이 하셨던 분이고 나중에 주미대사도 하셨다"며 "경제·통상·산업 분야에 전문성이 있으시고 국정 전반을 아우르는 외교나 이런 부분에 대해 식견이 있으신 분"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한 후보자에 대한 지명 동의를 반대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며 "잘 된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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