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MB 사면' 요청…청와대 "문 대통령이 결정할 영역"
16일 문 대통령과 오찬 회동…윤 당선인 측 "MB 사면 요청 오래 전부터 견지"
2022-03-15 11:25:14 2022-03-15 12:50:08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7월25일 당시 청와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환담을 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6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요청할 계획인 가운데 청와대는 "사면은 오로지 문 대통령이 결정할 영역"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5일 오전 국민의힘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당선인은 16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오찬을 갖기로 했다. 두 분 독대로 배석자 없이 허심탄회하게 격의 없이 이야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윤 당선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견지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국민 화합의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 측이 이 전 대통령 사면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만큼 이날 회동에서 결론에 이를 지 주목된다.  앞서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 여러 차례에 걸쳐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는 "전직 대통령이 장기간 수감되는 모습이 국제적으로나 국민의 미래를 위해서나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갖고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의 사면 필요성을 주장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요청을 받아들일지와 관련해 "어떻게 될 지 예상할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께서 참모들과 그 문제를 상의할 것도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때처럼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서 그 논의에 대해 어떠한 기류도 없다"며 "결과적으로 사면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다 있기 때문에 논의를 하나마나 뻔한 이야기"라고 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이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찬반 의견이 있지만, 사면은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이 결정할 고유의 권한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사면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논의 자체가 있을 수 없고, 있지도 않다"며 "윤 당선자께서 건의하면 대통령이 듣고 참고하고 문 대통령께서 어떤 결정을 하든지, 그것은 오로지 대통령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여권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사면하는 것은 문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차원에서 차기 정부에서 해결할 일이라는 반대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첫 요청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는 측면에서 사면이 윤 당선인의 제안에 따른 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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