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 사태로 해상을 통한
삼성전자(005930)의 수출이 중단됐다. 하지만 정작 영향을 받는 대상은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 기업이 러시아에서 가동 중인 공장으로, 장기적으로는 물류 차질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업계는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7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MSC, 머스크 등 글로벌 해운사가 현지 항구에서 모든 해운 업무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러시아행 물품 선적을 일시 중단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교역 규모는 273억달러로,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수출이 중단되더라도 업계에 미치는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에서 운영하는 TV 공장은 현재 생산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부품 수급난으로 가동에 지장을 받을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러시아 현지에 공장이 있는
LG전자(066570)와
현대차(005380) 등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가 지역, 현대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각각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사태 장기화를 고려하면 당연히 영향이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저희 공급선에도 재고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3개월 정도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는 "해상 운송로가 막혔기 때문에 러시아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들은 다 같은 상황과 조건"이라며 "현 상황만으로는 큰 차질이 없지만, 장기적으로 물류가 막힐 것에 대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진출 기업 중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는 오는 9일 공장을 다시 가동할 예정이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밖에서 사람들이 각종 손팻말과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와 함께 러시아뿐만 아니라 친 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로 육상 운송도 중단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법무법인(유) 율촌이 이날 진행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한 미국 등의 대(對)러 제재가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란 웨비나에서 신동찬 변호사는 "미국 등 국제사회가 군사적 충돌을 대신해 경제 제재 수단을 택한 만큼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할수록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벨라루스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도 언급했다.
대한변호사협회 국제위원회 위원을 지낸 신 변호사는 이에 대해 "러시아 천연가스 업체인 가즈프롬과 독일의 노르드스트림2 해저 가스관 프로젝트 중단이나 국제금융통신망인 스위프트(SWIFT)에서 러시아 은행들이 축출되는 등 개전(開戰) 전에는 불가능하다고 봤던 전례 없이 강도 높고 신속한 경제 제재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면서 배경을 설명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 3개 중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경유하는 노선은 침공이 시작된 지난달 말부터 운행이 중지됐다. 해당 노선의 중단으로 벨라루스 민스크를 경유하는 노선으로 물류가 이동하고 있지만, 미국 등의 제재로 이 노선도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유럽에서 철도로 러시아로 향하는 물류는 끊기게 된다.
TSR은 모스크바~키이우~바르샤바(폴란드), 모스크바~민스크~바르샤바,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등 3개 노선으로 구성된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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