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출고까지 1년"…없어서 못팔아
(생산 패러다임 바뀐다②) 반도체 공급 부족 장기화
쏘렌토 하이브리드 등 인기 모델 1년 넘게 기다려야
"최소 올해 3분기까지 수급난 지속" 전망
2022-03-02 06:00:00 2022-03-02 06:00:0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신차 출고 지연 현상은 여전하다. 현대차(005380) 아이오닉 5, 기아(000270) 쏘렌토 하이브리브 등 인기 모델들은 출고까지 최대 1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 업체들은 최소 올해 하반기에나 반도체 수급 상황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자동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아이오닉 5, 제네시스 GV60는 12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6~7개월,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대기기간이 8개월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사진=현대차)
 
특히 아이오닉 5는 지난해 총 2만2671대가 판매됐다. 4만대 넘게 사전계약이 이뤄져 절반가량은 아직도 차량을 받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판매 목표 2만6500대에도 못 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차는 아이오닉 5 대기고객이 차종을 전환하면 30만~1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기아가 지난 1월 출시한 신형 니로 역시 초반 수요가 몰리면서 대기기간이 12개월에 달한다. 전기차 EV6는 13개월, 쏘렌토·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14개월 이상이다.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을 받고 출고하려면 대기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차량이 확보돼도 신청할 수 있는 보조금이 남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올해 전기차 주문시 이른바 '취소차'를 인도받는 경우를 제외하면 연내 차량을 받기 어려운 셈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반도체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내연기관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차랑 한 대에 200~300개 수준이지만 전기차는 500개, 자율주행차는 2000개가 넘는다.
 
현대차그룹 주요 모델 출고 대기 기간.(그래픽=뉴스토마토)
 
장홍창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해 차 반도체 생산능력 대비 약 20~30%가 초과 예약돼 내년 주문을 접수 중"이라며 "국내 1차 이하 협력사와 거래하는 반도체 대리점들은 1년6개월 이후 인도 물량을 주문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차질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7만1054대로 전년 동월 대비 13.7% 감소했다. 수출도 6.4% 감소한 17만9709대로 집계됐다. 현대차가 전년 대비 5.5% 줄었고 한국지엠과 쌍용차도 각각 61.5%, 9.9% 감소했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일부 기능을 뺀 채 고객에게 차량을 출고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올해 1분기 출시하는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타호'에서 전후방 주차 보조와 후방 자동 제동 등의 옵션을 빼고 출고하기로 했다. 대형 SUV '2022년형 트래버스'에서는 2열 열선 시트도 뺐다.
 
기아는 K8 후방 주차 충돌 방지,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능을 제외하면 출고를 앞당기고, 가격도 할인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대신 출고를 앞당기는 방법을 안내하며 옵션이 적은 차량 계약을 유도하고 있다. 일부 기능을 빼는 '마이너스 옵션'은 수입차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올해도 반도체 수급난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적 자동차 컨설팅 업체 '오토포캐스트솔루션(AFS)'은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1000만대 감소했으며 올해는 108만대 이상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 상반기뿐만 아니라 빨라도 3분기까지는 반도체 이슈가 진행될 것"이라며 "이를 어떻게 적절히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아이오닉 6, EV6 GT, 니로EV, GV70 전기동화 모델 등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한다. 올해 연간 판매 목표도 22만대로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 14만대 보다 57%나 높여 잡았다. 반도체 수급 상황에 맞춰 차량 생산일정 조정 등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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