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영국인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개발 3상 실험을 할 때의 주사약제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다섯 번째로 국내 허가를 받아 사용 단계에 접어든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이 안전성 측면에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절반만 사실이라며 안전성을 정확하게 판단하려면 여러 조건이 붙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22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오전 0시부터 18세 이상 성인 미접종자 등을 대상으로 한 노바백스 백신 사전예약이 시작됐다.
노바백스 백신은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승인돼 사용 중인 코로나19 백신이자 첫 합성항원 플랫폼으로 개발된 백신이다.
합성항원 백신은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제조된 백신을 말한다.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항원 단백질을 체내에 직접 주입해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아스트라제네카·얀센(바이러스 벡터), 화이자·모더나(mRNA) 백신과 달리 그동안 다른 종류의 백신으로도 사용돼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담보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mRNA 백신은 체내에서 합성항원 단백질을 만드는데 이와 달리 노바백스 백신은 합성항원이 몸 안에 바로 들어가는 것"이라며 "우리 몸 안에서 거치는 공정이 하나 생략되는 차이"라고 설명했다.
학계에선 노바백스 백신 상용화로 팬데믹 대응의 공백이 채워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가 "합성항원 백신은 백신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전 세계적인 전염병 대응의 공백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당국도 다른 계열의 코로나19 백신에 비해 노바백스 백신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허가받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플랫폼은 인체 사용이 처음이었던 반면 합성항원 플랫폼은 꾸준히 사용된 제조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지난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노바백스 백신은) B형 간염, 인플루엔자 백신 등 우리 국민이 접종한 경험이 있는 백신과 동일한 제조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노바백스 백신 접종이 시작된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같은 정부 판단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른 입장을 보였다. 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됐더라도 장단기 부작용, 이상반응을 확인하려면 대다수 인원에 대한 접종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기석 교수는 "백신을 포함해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다"라며 "다만 노바백스 백신은 비교적 익숙한 공정을 거쳐 개발된 새로운 백신이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했던 두려움이 적어 안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나 mRNA 백신도 임상 연구 때는 우리가 알고 있는 혈전이나 심근염 등의 부작용이 없었다"라며 "임상은 많아야 3만명이 참여하지만 실제 사용(리얼 월드) 데이터에서 접종자가 100만명, 200만명으로 늘어나야 정확한 안정성을 알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성항원 백신은 B형 간염 백신에 쓰인 방식이 적용됐기 때문에 플랫폼이 안전한 것은 맞지만 스파이크 단백질 관련 안전성은 알 수 없어 노바백스 백신이 무조건 안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라며 "(우리나라는 접종자가 많아) 국내에서 노바백스 백신 부작용 데이터를 내기는 어려울 수 있어 해외 데이터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백신은 대규모로 사용했을 때 안전성을 알 수 있어 임상 3상이 끝난 뒤에 4상까지도 하는 것"이라며 "장단기 안전성은 아무도 모르는 만큼 속단하기는 이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합성항원 백신이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면역증강제로 인한 부작용이 나오는지도 봐야 한다"라며 "장기 이상반응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어 합성항원 백신이라고 무조건 안전할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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