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가축방역사·검사원 1000여명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등 파업 돌입 1주차를 맞았으나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거듭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등의 최일선 가축방역 예방에 따른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의 예산 등 이유로 접점 찾기에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지부 조합원 500명은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 위치한 기획재정부·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가축위생방역노동자 2차 종력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지난 20일 1차 총파업결의대회에서 △비정상적 기관운영 정상화 △현장 인력 충원 △열악한 처우 개선 △국가방역시스템 전면 개편 △노사정 협의틀 구성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이후 21일에는 농식품부와 면담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소속의 가축방역사는 가축에 감염병이 발생하거나 유행하는 것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이 맡은 업무는 농장방역 실태점검, 시료채취, 초동방역팀 운영, 도축검사, 수입식용 축산물 검역 및 검사, 가축전염병 예방 교육 등이다.
올 겨울(지난해 11월 8일 지난 18일까지)에만 가금농장의 고병원성 AI 발생건수는 기준 닭 8마리, 오리 12마리, 기타 1마리 순이다. 살처분은 각각 161만5000수, 26만7000수, 77만4000수에 달한다. 야생멧돼지 ASF 발생 건수는 1974건 규모다.
이들은 계속되는 가축 전염병 확산에 따라 만성적인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노조 측에 따르면 가축 방역 업무는 2인 1조가 기본원칙이나 10건 중 1건 꼴로 1인 근무하고 있는 처지다.
제주도 인력은 76.4%가 1인 근무를 하고 있으며, 전남의 경우도 21.4%가 1인 근무를 하고 있다.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따라 지난 2020년부터는 총 17건의 업무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최근 213명의 방역사를 조사한 결과, 2명 중 1명이 소뿔·소 뒷발에 채이는 등의 사고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4명 중 1명이 주사기에 찔리거나 보정기에 손이 잘려나가는 등의 중대재해도 발생했으나 인력 충원은 요원하다. 지난 2019년 ASF 발생 이후 총 69명의 방역사가 그만 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 해 이직률은 5.4%에 달한다.
검사원 인력 부족도 문제로 지목하고 있다.
축산물 위생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검사관은 소 90두, 돼지 600두, 닭 15만수 증가할 때마다 1명이 추가된다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검사원의 수는 소 3명 이상, 돼지 3명 이상, 닭 6명 이상으로만 명시돼 있다.
노조 측은 "법정 검사원의 수가 도축두수에 비례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검사원 업무과중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노조에서는 △2인 1조 인력 충원 △국비 100% 가축방역기동대 운영 △축산물 위생관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인력부족 해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동식 농식품부 방역정책과장은 "가축방역 업무를 하시는 분들이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정부에서도 처우개선 노력을 해왔다"며 "올해 예산을 짜는 과정에서 요구사항을 단계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6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지부 조합원 500명은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기획재정부 앞에서 '가축위생방역노동자 2차 종력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집회에 참여중인 조합원들. 사진/민주노총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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