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 중 'K-9 자주포' 수출 계약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21일(현지시간) "조금은 더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청장은 이날 오후 이집트 카이로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순방 기간 내에 (K-9 자주포 수출) 계약서 서명식을 했으면 하는 기대를 가졌지만 무리하는 것보다는 문 대통령 말씀대로 건전하게 협상해서 양국이 서로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건강한 관계로 계약을 맺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 청장은 향후 최종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저희 입장에서는 중요한 많은 부분에 대해서 작년 1년간 논의했던 것보다 어제 저녁부터 논의했던 내용들의 발전이 양국이 훨씬 더 급속하게 합의에 이르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양국 정상이 신뢰관계를 형성했고 협력 사업의 중요성에 공감한 만큼 머잖은 시일 내에 계약이 이뤄지지 않겠나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청장은 또 "문 대통령께서 '순방 기간 중에 순방 성과를 내려고 무리하게 협상에 임하지 말고, 건전하게 협상에 임해서 양국 간에 건전한 발전, 관계가 더 중요하니 무리하지 말고 차분하게 협상에 임하라'는 지침을 저에게 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협상에 임하는 사람에게 특별한 어떤 시간적 제약 조건을 주든가 아니면 성과를 내라고 독촉을 하시면 자칫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이거나 또는 감당하기 힘든 내용을 수인해버릴 수 있는 엄청난 큰 실수를 할 수도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다 풀어 주시고, 순수하게 차분하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협상할 수 있도록 지침을 주신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며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당초 문 대통령이 중동 3개국 순방에 나서면서 K-9 자주포의 이집트 수출 계약이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도 "최종 타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이날 공식 오찬 자리에서도 추가 협상을 지속하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세부 사항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협상은 이날 오전까지도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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