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폴더블폰 시장 공세가 거세다.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해 정보통신(IT) 공룡인 애플이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현재 1위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빼앗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에서 분사한 중국 아너가 오는 18일 첫번째 폴더블폰 '매직 V'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처럼 좌우로 접는 인폴딩(안으로 접는)방식이며 가격은 12GB 램과 256GB 저장공간 기준 9999위안(187만원)이다.
중국 아너가 오는 18일 출시하는 폴더블폰 '매직 V'. 사진/아너 웨이보
자오밍 아너 사장은 출시 행사에서 매직 V를 바닥에 두번이나 떨어트리며 이목을 끌었다. 바닥에 강하게 부딪혔지만 액정이나 기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려 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화웨이와 오포 등이 잇따라 폴더블폰 신제품을 출시했다. 오포는 물방울 모양의 힌지 기술을 이용한 '파인드 엔'을 선보이며 타사 제품 대비 화면 주름을 최대 80%가량 개선했다고 밝혔었다.
이외에도 모토로라와 비보, TCL 등이 시장 진입을 위해 제품을 개발중이다. TCL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에서 폴더블폰 '시카고'를 공개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초 TCL은 지난해 4분기 시카고를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상용화를 포기하고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었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에 전시된 TCL의 폴더블폰 시카고. 사진/뉴스토마토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폴더블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이유는 시장성 때문이다. 현재 폴더블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지만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두배 오른 1690만대로 예측했다. 전체 폴더블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9%에서 올해 16.9%까지 높아진다는 전망이다.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삼성전자가 장악한 시장 점유율을 조금이라도 가져오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애플은 빠르면 오는 2023년께 폴더블폰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지만 올해는 74%로 11%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화웨이 5%, 아너 5%, 샤오미 4%로 뒤를 이을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대중화에 성공한 데 이어 중국 업체의 공세에 맞서 새로운 폼팩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C사업부장(사장)은 CES 2022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폰은 컨셉트와 기술개발부터 출시까지 6~7년정도 걸렸다"며 "기술과 경험의 완성도를 충분히 끌어올린 뒤 출시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삼성전자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두번 접는 '트라이-폴드(Tri-Fold)' 폴더블폰 특허를 출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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