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카카오의 수난이 2022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불거진 문어발식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경영 쇄신으로 만회하나 싶더니, 이번에는 새로 교체한 리더십에서 탈이 났다. 인사평가와 성과급에 대한 내부 불만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재산 기부로까지 이어졌던 지난해 초의 어수선함이 올해에도 재연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계열사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설립했다. 본사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는 역할을 했던 공동체컨센서스센터를 '코퍼레이트 얼라인먼트 센터'로 개편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가 센터장을 맡는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코퍼레이트얼라인먼트센터가 과거 삼성전자의 미래전략실, SK의 SK수펙스추구협의회처럼 그룹의 의사결정을 총괄하는 중심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0인의 CEO'를 양성한다는 기치 아래 계열사의 각자도생을 격려해 왔던 카카오의 경영 방침에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의 지속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공동체 전략 방향의 얼라인먼트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고민하는 조직"이라며 "센터의 세부 구성과 역할은 정립해나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카카오 판교 오피스 내부 전경. 사진/카카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등 주요 계열사에서 잇따라 잡음이 발생하면서 대기업 반열에 오른 카카오에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난 가을 김 의장이 국감장에 출석해 카카오 계열사들의 골목상권 침해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잘 알지 못했다"라고 말한 점도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가 부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그러던 중 작년 연말 점화된 카카오페이 경영진 먹튀 논란은 이 같은 결정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공동체컨센서스센터의 역할과 권한을 키워 실효성이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취지다.
컨트롤타워 구축 후 첫 임무는 흔들리고 있는 카카오의 리더십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먹튀 논란으로 자진 사퇴를 결정한 류영준 신임 대표 내정자(현 카카오페이 대표)의 후임 인선이 시급하다.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홍은택 전 카카오커머스 대표, 정의정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IT업계 여풍'을 고려,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공동대표를 거론하기도 하고, 여민수 대표 단독 체제를 점치기도 한다. 쇄신의 이미지를 위해 예상 밖이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차기 대표 선임과 관련해 일정이 정해진 바가 전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와 함께 류 대표의 사퇴 이후 남은 문제들도 해결해야 한다. 카카오페이의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3월까지는 대표직을 수행한다는 방침이지만, 그가 계속 페이에 남을지 등은 결정된 바가 없다. 그가 카카오로 옮기면서 팔겠다고 약속한 스톡옵션들도 어떻게 처리할 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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