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2만1000명분이 12일 국내에 상륙한다. 정부는 오는 1월 말까지 총 3만1000명분의 치료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투약대상은 재택치료,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중 65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가 우선이다. 정부는 하루 1000명 이상의 환자에게 치료제 투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도입 및 사용방안'을 논의·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는 13일 화이자사에서 개발한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2만1000명분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온다. 국내 경구용 치료제가 도입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도입되는 2만1000명분은 초도물량이다. 정부는 현재까지 총 100만4000명분의 경구용 치료제에 대한 구매계약을 마쳤다.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 76만2000명분, 머크사의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이다.
앞서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는 지난달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안전성·효과성 검토 및 전문가 자문을 거쳐 긴급사용승인된 경구용 치료제다. 몰누리피라비르는 아직 사용승인이 나지 않았다.
정부는 팍스로비드를 오는 1월 말까지 1만명분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최종균 중앙사고수습본부 재택치료반장은 "2만1000명분은 일단 3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라며 "단순계산을 했을 때 하루에 1000명까지는 투약을 할 수 있는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13일 화이자사에서 개발한 먹는 치료제 2만1000명분이 국내 도입된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화이자사가 공개한 팍스로비드 알약 모습. 사진/뉴시스
방역당국은 팍스로비드가 도착하는대로 전국 생활치료센터와 담당약국에 배송해 이르면 오는 14일부터 투약에 나선다. 팍스로비드의 투약대상은 코로나19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의 경증~중등증(무증상자 제외)환자다.
특히 65세 이상 또는 면역저하자 중 재택치료를 받거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환자를 대상으로 우선 투약할 계획이다. 기초역학조사 및 환자 초기분류 등 일정을 단축해 증상발현 후 1~1.5일내로 대상자를 확정·투약한다는 방침이다.
재택치료자는 비대면 진료 후 지자체 또는 담당약국을 통해 약을 전달받게 된다. 보호자 등이 담당약국을 방문해 약을 수령해가는 방식이다. 불가피한 경우 지자체 또는 약국에서 배송한다.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는 전담 의료진을 통해 투약이 가능하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글로벌 치료제 수요가 많은 상황으로 국내 초기 도입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우선적으로 대상자를 선정했다"며 "이후 공급량, 환자 발생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약대상을 유연하게 조정·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은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을 이용해 환자의 처방이력을 살펴 투역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는 1월 중 생활치료센터, 재택치료 진료지원시스템을 통해 의료기관에서 당뇨, 고혈압 등 기저질환 확인이 가능하도록 관련 시스템도 확충할 예정이다.
치료제를 복용하는 경우 담당 의료진이 매일 복용, 이상증상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 하며 필요시 대면진료가 이뤄지도록 조처한다.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의약품부작용 피해구제' 절차를 준용해 피해보상을 실시한다.
방역당국 측은 "먹는 치료제는 같이 복용하면 안되는 의약품이 다수"라며 "의사 처방 없이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상이 개선되더라도 5일 분량을 모두 복용해야 한다"며 "남은 약을 판매하는 행위는 처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먹는 치료제의 불법판매에 대해서는 약사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를 알선, 광고하는 경우에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류근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1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경구용 치료제 도입과 사용방법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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