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5세대(5G) 스마트폰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연내 2000만명 돌파가 유력시 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롱텀에볼루션(LTE) 이용자 비율과 엇비슷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5G가 2018년 12월1일 상용화 된 이후 3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5G 서비스가 불안정하고, 이에 따른 소비자 불만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는 1938만970명을 기록했다. 9월 말과 비교하면 97만5217명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해부터는 LTE 가입자가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전달 대비 LTE 사용자가 소폭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매달 LTE 가입자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연초 5189만5599명이었던 가입자가 10월 말에는 4885만5371명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LTE 가입자가 5G로 이동하면서 LTE는 순감을, 5G는 순증했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3 시리즈가 지난 10월 출시돼 신제품 출시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고, 계절적 성수기인 연말 특수가 남아있는 점도 5G 확대를 점칠 수 있는 긍정적 요소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연내 5G 가입자 2000만명 기록에 그치지 않고, 국내 5G 보급률이 30%대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나아가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5G 단말기 위주로 재편되고 있고, LTE에서 5G로 넘어가는 수요를 고려할 때 내년에는 LTE 가입자 점유율과 5G 가입자 점유율이 엇비슷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시내 휴대전화 대리점을 일반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동통신 시장 무게의 추가 5G로 옮겨가면서 5G 이용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불안정한 통신망과 서비스로 인해 5G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5G로 이동하면서 가계 통신비가 높아진 반면 품질면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5G 통신 관련 소비자 피해는 1995건으로 전년 1720건에 비해 16% 증가했다. 피해 유형 가운데 통신 불량이 44.5%(888건)를 포함해 품질 관련 피해가 49%를 차지했고, 계약 관련 소비자불만이 39.8%로 뒤를 이었다.
5G 이용자들이 이동통신 3사가 내세운 5G 품질을 체감하기 힘들 것이란 정부의 조사결과도 있다. 2018년 5G 서비스 출시 당시 이통 3사는 LTE보다 전송 속도가 최대 20배 빠르다고 광고했지만 지난해 정부 품질 평가 결과, 다운로드는 4배, 업로드는 1.5배만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빠른 속도를 기대하고 5G로 이동했지만, LTE와 크게 다르지 않은 품질에 소비자 불만이 커졌을 것이란 얘기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뒤늦게 이들이 광고한 5G 속도를 두고 허위 과장 광고라고 판단, 제재 절차에 착수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5G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소비자·정부·사업자가 공동으로 5G 테스트부터 기지국 확산까지 의견을 조율해 나가는 방식으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5G의 미래적인 모습만 강조하기보다는 언제쯤 전국에 걸쳐 이통사들이 말하는 5G를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투명한 정보 제공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해 5G 자체에 대한 신뢰성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테스트부터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는 태스크포스(TF) 등을 마련해 소비자 의견을 반영하고, 기지국 확산 등으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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