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래픽, 유증 규모는 줄고…최대주주, 청약 여부는 미확정
17~20일 구주주 청약 예정…154.8억→128.6억 조달 규모 축소
유증 후 미전환사채 전환청구시 최대주주 지분율 7.40%까지 하락
2021-12-14 06:00:00 2021-12-14 06: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오는 17일 구주주 유상증자 청약을 앞두고 있는 에스트래픽(234300)이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낮아진 유증 가격으로 자금 조달 규모가 줄어든 것에 더해 미전환사채에 따른 전환물량 증대도 우려되면서 향후 대주주의 지배력 약화 이슈가 부각되고 있어서다. 
 
표/뉴스토마토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스트래픽은 오는 17일부터 내주 20일까지 이틀 동안 구주주 청약에 돌입한다. 1주당 모집가격은 4595원으로 총 128억6600만원을 조달한다. 최초 유증 공시 시점에 목표했던 154억8400만원엔 미달했다.
 
회사 측은 2022년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에 약 247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이번 자금 조달을 계획했다. 해당 자금 중 산업부와 환경부의 보조금을 감안할때 약 187억원의 자체 투자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집계됐다. 당초 151억원을 조달해 해당 자금을 충당하려 했지만, 최종 모집 금액이 128억원대로 줄면서 향후 사업진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부족한 모집 자금은 자체 자금 또는 외부 조달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대주주의 청약 참여도 현재 미확정 상태다. 에스트래픽의 최대주주는 문찬종 대표이사(지분율 9.6%), 2대주주는 이재현 부사장(9.0%)이다. 계획상으론 대주주는 배정받은 신주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로 청약에 참여할 예정이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 때문에 최대주주가 유증에 미참여할 경우에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8.5% 까지 낮아져 지배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실사를 진행한 키움증권은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이 추가로 하락하는 경우, 적대적 인수합병(M&A) 및 외부의 경영권 취득 시도 등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 등에 따른 경영권 불안정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미상환 상태로 남아있는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대주주 지분율은 더욱 낮아질 수 있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미전환사채의 전환권 행사로 발행될 수 있는 신주의 총수는 현재 기준으로 333만7593주로 현재 보통주 발행주식 총수의 16.03%에 해당한다. 이번 유증 자금 조달 이후를 감안하면 14.13% 수준이다. 미전환 사채 물량의 전환청구가 행사될 경우 최대주주 지분율은 7.40%까지 낮아질 수 있다.
 
실적 흐름도 부정적이다. 지난 3분기 에스트래픽은 영업적자 7억9200만원을 기록해 올 상반기 흑자대비 적자로 돌아선 상황이다. 매출도 둔화되고 있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는 약화되는 중이다. 지난 3분기 매출은 813억1700만원(매출 총이익 116억8000만원)으로 올 상반기 대비로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매출 총이익률은 감소 추세다. 
 
키움증권 기업실사팀은 "2017년 3월에 설립된 서울신교통카드 사업으로 인해 매출총이익률이 감소하기 시작한 2018년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에스트래픽이 70%의 지분을 보유한 주요 종속기업인 서울신교통카드의 사업이 본격화된 2018년 이후 매출총이익률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신교통카드를 비롯해 올해 상반기말 기준 주요 종속법인인 에스티전기통신의 경우 설립 이후 예상했던 매출을 달성하지 못해 영업손실이 지속됐고,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높은 부채비율도 부담이다. 에스트래픽의 차입금은 지난 3분기말 연결기준으로 각각 285억4500만원 연결기준으로 286.98%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부채의 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에스트래픽의 경우 자기자본의 3배에 달하는 부채를 보유 중이라고 보면 된다.
 
키움증권 기업실사팀은 "경영상황이 대내외적으로 악화될 경우 차입처로부터 상환 압력 및 만기 연장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단기적인 유동성 위험 및 자본시장에서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에 따른 주주가치 하락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반면 미국, 콜롬비아, 프랑스 등 해외 매출 확대와 이번 자금 조달과 관련한 전기차 충전소 구축과 운영사업에 대한 규모의 확대는 긍정적이란 평가다. 키움증권 기업실사팀은 "올 상반기 해외 수주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졌으며, 2017년부터 전기차 충전소 구축 및 운영 사업을 시작해 꾸준히 충전기 운영을 확대하고 있어 이번 자금 조달이 완료되면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증자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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