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 "메타버스는 삶의 디지털 이동…막을 수 없는 흐름"
메타버스는 인터넷 3.0…"어디든 갈 수 있다는 본질 변하지 않아"
가상 오피스로 출발하는 컴투버스, 사회·문화·경제 시스템 갖춘 도시 지향
"메타버스, 무료함 달래주는 수단 될 것…심리스한 세계 구현은 기술 진보 필요해"
2021-12-13 06:19:00 2021-12-13 06:19: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 그 누구도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모바일 혁명도 그랬고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삶 자체가 디지털로 이동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옥에서 만난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는 메타버스 시대의 도래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메타버스는 삶의 90%가 디지털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특정 서비스를 말한다기보다는 어떤 시점을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 사진/위지윅스튜디오
 
박 대표가 구상하는 메타버스는 '인터넷 3.0'에 가깝다. 그는 1990년대 말 인터넷을 처음 접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설렜다"는 단어로 당시의 감정을 표현했다. 모뎀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해 본 것이 미국에 있는 한 레스토랑의 메뉴판이었는데, 컴퓨터 앞에서 현장을 본듯한 생생함을 잊을 수 없다는 얘기였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서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한 것이 매우 감명깊었다"며 "웹 1.0 시대를 지나 모바일로 대변되는 2.0 시대까지 왔지만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터넷은 지금도 꾸준히 발전하는 과정에 있고 궁극적인 지향점에 메타버스가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인터페이스의 변화를 보면 메타버스 시대의 도래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인터넷 초창기에는 텍스트가 기본 인터페이스였고, 이후에는 그래픽이 발전하면서 책상의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가져간 데스크톱이 주류를 이뤘다는 것. 인터페이스가 진화를 거듭할 수록 현실을 점차 닮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흐름에서 메타버스는 인터페이스가 공간으로 확장된 개념이 된다. 현재로서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메타버스 시대의 대표적인 인터페이스로 꼽히지만 그 이상의 새로운 형태가 나타날 수 도 있고 하이퍼리얼리즘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
 
그러면서 박 대표는 위지윅과 컴투스가 설계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가 단순히 업무를 위한 가상의 공간을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사회, 문화, 경제 시스템이 갖춰진 하나의 도시를 표방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컴투버스는 2500여명에 이르는 그룹사 직원들을 위한 가상 오피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하루의 삶 속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직장인데, 이를 출발선으로 그 세계 안에서 다양한 경험들이 끊김없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구상하는 메타버스"라고 말했다. 
 
주로 10대들이 중심이 됐던 기존의 메타버스 플랫폼과 달리 경제 인구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업무 환경 지원 뿐 아니라 기본 생활이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컴투버스 안에서는 일을 하다 아프면 병원도 갈 수 있고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쇼핑도 할 수 있으며 여가시간에는 콘텐츠를 소비하거나 게임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컴투스와 위지윅스튜디오가 최근 교보문고, 닥터나우 등과 양해각서(MOU)를 연달아 체결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서비스 구현을 위해서다.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경제 시스템을 꼽은 그는 컴투버스에 토큰 이코노미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매커니즘을 도입하겠다고도 제시했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한 기업이 독점적으로 할 수 없고 다양한 산업 주체들이 참여를 해줘야 하는데, 이들 모두가 공존을 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의 신뢰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컴투버스 내에서는 '리브 투 언(Live to Earn)', 즉 생활을 위한 행동 하나하나가 보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며 "이 점이 컴투버스가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들과의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컴투버스 내 직장 건물에 출근 도장을 찍으면 토큰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업무 성과도 토큰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이렇게 획득한 토큰들은 커머스 사이트에서 물건을 사거나 아바타를 꾸며줄 아이템으로 교환할 수 있다. 또한 컴투버스 내 입점한 은행, 백화점 등이 해당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원할 경우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발행해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다. 
 
다만 박 대표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한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를 수 년 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궁극적으로는 나의 움직임, 표정 하나하나가 데이터 인풋 수단이 되겠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통신, 센서, 인공지능(AI) 등 기술이 고르게 발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금은 메타버스로 가는 과도기로, 플랫폼들도 여러개 존재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결국에는 하나로 통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랫폼의 역할과 기능도 "현재는 업무가 중요한 화두로 작용하고 있지만 미래로 갈 수록 사람들의 무료함을 어떻게 달래줄 것인가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이 같은 측면에서 "게임, 영상 콘텐츠를 모두 보유하고 있고 재미있는 스토리 IP까지 갖고 있는 위지윅과 컴투스가 승자가 될 것"으로 박 대표는 자신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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