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세계 선두권을 다투는 가운데 배터리 소재는 대부분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정적인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선 국산화와 소재의 종류를 다변화하려는 노력,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더불어민주당 김경만 의원(비례대표)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배터리 4대 소재 해외 의존도는 평균 63.9%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양극재 50%, 음극재 77.6%, 분리막 61.5%, 전해액 66.3%이다. 특히 양극재는 2019년 47.2%보다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양극재에 들어가는 전구체 또한 중국 의존도가 상당하다.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배합하는 전구체는 양극재 재료비의 70~80%를 차지하는 핵심 중간재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서비스(K-stat)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전구체 수입량 13만8180톤 중 중국 수입량은 12만6881톤으로, 전체 91.8%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산업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 기업의 배터리 소재 세계 시장 점유율은 양극재 19.5%, 음극재 8.3%, 분리막 19.7%, 전해액 12.1%에 불과하다.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의 시장 점유율은 확대되는 추세지만 양극재는 2018년 20% 대비 19.5%로 감소했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가 집계한 한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더 낮다. 지난해 양극재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9%로 중국 72.4%, 일본 13%와 비교해 크게 뒤처졌다. 전해액과 분리막 역시 한국 점유율이 각각 9.4%, 8.5%로, 중국 73.5%, 62.2%를 밑돈다. 특히 음극재 시장에서의 우리 기업 점유율은 6.8%에 불과했다.
두산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탄산리튬 회수 공정 과정. 왼쪽부터 단계별 원료 변화 과정. 사진/두산중공업
배터리 소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원료 또한 대부분 수입산이다. 무협이 올해 1~9월 품목별 중국 수입 의존도를 조사한 결과 망간은 99%, 흑연은 87.7% 중국 수입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망간은 양극재에 쓰이는 값비싼 원료인 코발트를 대체할 수 있는 재료다. 흑연은 음극재의 주요 원료로 배터리 충전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배터리 소재 대부분을 수입하면서 중국의 현지 사정에 따라 우리나라 생산이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가진 해외 업체들을 발 빠르게 접촉해 안정적인 수급을 도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국내 원료 가공 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성훈 중앙대 융합공학부 교수는 "세계적으로 보면 배터리 원료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배터리에 활용할 수 있는 가공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며 "나아가 현재 많이 쓰이는 원료에 대한 대체재는 없을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의 원료 공급망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김경만 의원은 "K-배터리 핵심소재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핵심소재 기업에 대한 세제, 금융, R&D, 인력 등 전폭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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