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의료진 대상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이 이뤄지고 60세 이상 고연령층 부스터샷도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산 백신의 입지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으로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국내 업체는 총 8곳이다.
이 가운데
제넥신(095700)은 부스터샷 용도로 개발 방향을 전환했으며 다른 업체들도 상용화 이후 부스터샷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국산 백신이 임상을 거쳐 개발을 마치더라도 부스터샷을 포함해 실제 접종 현장에서 쓰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추가 접종에서 쓰이는 백신이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으로 한정된 영향이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중 부스터샷 대상자는 60세 이상 고연령층과 의료진 등 고위험군이다. 고연령층에 대한 추가 접종은 오는 25일 전국 위탁의료기관에서 실시되며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이 쓰인다. 고위험군에 속하는 의료진은 지난 12일부터 화이자 백신으로 추가 접종 중이다. 얀센 백신 접종자 약 145만명도 부스터샷 대상자로 거론되는데, 역시 mRNA 백신으로 무게가 쏠린다.
이들을 제외한 화이자, 모더나 백신 기본 접종 완료자들도 부스터샷 시기가 되면 같은 백신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동종 백신 부스터샷 원칙은 해외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일례로 미국에선 얀센 백신 접종자에 대한 교차 부스터샷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동종 백신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화이자 백신으로 두 차례 접종했으면 부스터샷으로 화이자 백신을, 모더나 백신으로 접종을 완료했으면 추가 접종도 모더나 백신으로 하는 방식이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치료병원 종사자들이 관찰실에서 이상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산 백신의 부스터샷 활용 전제 조건으로 mRNA 백신 대비 안전성과 효능이 우월하다는 연구 결과를 지목했다.
김우주 교수는 "다른 백신으로 기본 접종을 완료하고 6개월 뒤 국산 백신을 추가 접종했을 때 예방효과가 올라가고 무엇보다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필요하다"라며 "지금으로선 국내에서 개발된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쓸 수 있을지 없을지 결정할 근거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mRNA 백신 중심의 부스터샷 계획과 기본 접종률 확대 영향으로 국산 백신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나라에선 주로 mRNA 백신이 부스터샷으로 쓰이고 있어 국산 백신이 사용될 가능성이 없지 않겠지만 높지도 않을 것으로 본다"라며 "(국산 백신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졌고 부스터샷도 진행된 상태에서 출시될 것이라는 점도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백신 개발 기술 확보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다. 당장 코로나19 상황에서 쓰이긴 어렵더라도 신종 감염병 발생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초석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정재훈 교수는 "실제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까지 연결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국산 백신의 기술 확보라는 차원에서 좋은 일이고 당연히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우주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백신 기업들도 여러 차례 실패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지금 단계에 온 것"이라며 "국산 백신 개발은 또 다른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지금 쌓은 노하우로 자체 백신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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