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우주 강국의 꿈을 이뤄줄 한국형 발사체(KSLV-Ⅱ) 누리호 발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총 개발비용 약 2조원을 투입하며 12년간 쌓아온 노력은 발사 16분 안에 성공 여부가 판가름난다.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자국 기술력으로 중대형 우주발사체를 개발한 국가에 오르게 된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에 따르면 누리호는 21일 오후 4시께를 잠정 발사 시간으로 지정했다. 발사 여부는 당일 오후 최종 결정되는데, 기상 상황에 따라 오후 3~7시 사이로 조정될 수 있으며 조건이 여의치 않으면 발사예비기간인 22~28일로 발사를 미룰 수도 있다. 예정대로 발사가 가능하려면 온도(영하 10~영상 35℃), 습도(25℃ 기준 98% 이하), 풍속(평균 초속 15m·최대 초속 21m 이하) 등 기상 요인은 물론 번개와 방전 가능성이 없는 대기 상태 등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누리호는 엔진 설계 제작, 발사체 조립, 발사 운용체계 등 모두 자력으로 개발한 한국형 우주발사체다. 지구 저궤도인 600~800㎞에 1.5톤급 실용위성을 올려놓는 것이 목표다. 누리호는 3단 발사체로 구성됐는데, 1단은 75톤급 액체엔진 4기를 묶어 300톤급 엔진으로 만들어졌다. 2단은 75톤급 액체엔진 1기, 3단은 7톤급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됐다. 총 길이는 아파ㅡ 15층 높이와 비슷한 47.2m이고 최대 직경은 3.5m, 총중량은 200톤이다. 누리호 개발에는 총 1조9572억원의 예산이 투자됐고, 총 250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투입됐다.
발사 준비는 하루 전부터 시작된다.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총조립이 완료된 누리호는 트랜스포터를 이용해 전남 고흥군의 나로우주센터 발사대로 이송된다. 발사패드까지 수평 이송된 누리호는 이렉터를 이용해 수직으로 세워 발사대에 고정된다.
발사 당일에는 오후 4시 발사를 기준으로 4시간 전인 낮 12시에 엄빌리컬 타워를 통해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한다. 이 작업을 발사 50분전까지 모두 끝마치고 발사 10분 전 카운트다운까지 로켓의 기립 상태와 기상 상태, 각 부품별 상태를 재확인한다.
이 모든 것에 이상이 없으면 기립 장치를 철수시키고 비행 중인 로켓을 제어하기 위한 관성항법유도시스템을 가동한다. 발사 10분 전 카운트다운에 진입하면 로켓이 이륙하기 전까지 필요한 모든 작업을 컴퓨터 시스템이 자동 처리하는 '발사자동운용'이 시작된다. 카운트 다운이 끝날 때쯤 로켓 1단 엔진 4기에 0.2초 간격으로 차례로 불이 붙고 1초당 1000㎏의 연료와 산화제를 태우는 화력으로 추진력을 발생, 4초후 이륙한다.
누리호 발사 시퀀스. 자료/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는 수직 방향으로 이륙한 후 1,2,3단을 차례로 벗어던지며 정남쪽 방향으로 포물선 궤적을 따라 700㎞ 상공으로 비상한다. 항우연은 지상의 추적 레이더, 원격자료수신장비(텔레메트리) 안테나를 통해 누리호의 비행 궤적, 위치, 방위각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추적소는 나로우주센터, 제주도, 필리핀 남동쪽 팔라우 등 3곳에 있다.
이륙한 누리호는 2분7초 뒤 1단 엔진 연소가 완료되며 고도 55㎞에 도달한다. 발사 4분34초 뒤에는 2단 엔진 연소가 완료돼 고도 252㎞에 도달하고 16분7초 뒤에는 3단 연소가 완료돼 고도 700㎞ 상공에 이른다. 위성 모사체를 초속 7.5㎞ 속도로 궤도에 투입하면 발사 성공으로 간주한다. 발사 후 16분이 패를 가르는 시간인 셈이다.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러시아, 미국, 중국 등에 이어 독자 우주 수송 능력을 갖춘 7번째 국가가 된다. 항우연 관계자는 "발사체 개발 개술은 국가간 기술이전이 엄격히 금지된 분야로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개발이 필요하다"며 "누리호 발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국가 우주개발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한편 과기부는 항우연과 공동으로 네이버TV,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발사 현장에서 진행하는 생방송을 송출한다. 앞서 일반 국민들이 응원을 진행했던 우주발사 전망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폐쇄되고, 안전을 위해 나로우주센터 인근 3㎞ 접근이 통제되는 만큼 비대면으로 누리호 발사 성공을 기원해달라는 취지다. 국립중앙과학관도 발사 예정 시간 한 시간 전부터 과학관 내의 로켓 개발 관련 전시물과 발사체 개발 역사를 소개하는 행사를 생중계한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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