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추석 이후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에 들어서면서 전국 집값이 또 한 번 들썩일 전망이다. 전세와 매매 모두 가격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매수세가 살아나고, 물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추가 가격 상승 요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KB국민은행 주간 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9월 둘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4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38% 오르며 지난 2020년 5월 18일(0.03%)을 시작으로 6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강남은 0.33% 오른 반면 강북은 0.42% 올라 전체 서울 시장을 이끌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서울은 노원구(0.65%), 은평구(0.62%) 등 일부 지역이 높은 상승을 보였다"며 "은평구는 젊은 층의 실수요자들이 출퇴근 편리한 3호선 라인 인근 아파트를 꾸준히 매수하고 있어 거래량은 적으나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산힐스테이트 등 트리플 역세권(3호선, 6호선, GTX-A) 호재가 있는 연신내역 일대 단지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은평뉴타운 단지들도 매수세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매수세도 여전한 상황이다. 지난주 경기도 아파트 주택매수심리(매수우위지수)는 115.2, 인천은 118.1로 상승 분위기를 유지했다. 매수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점으로 100보다 낮으면 시장에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고, 100보다 높으면 매수자가 많다는 뜻이다.
여기에 매물 감소까지 더해져 가격 상방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새 서울에 풀린 아파트 매물은 종전 4만2501건에서 3만7853건으로 11%(4648건) 줄었고, 경기와 인천은 각각 9.2%(5963건), 7.5%(719건) 감소했다.
전세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30% 올랐고,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평균 0.33%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주택시장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추석 이후에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거래량은 다소 줄겠지만, 수도권이나 지방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선제적인 기준금리 인상 카드 역시 대세 흐름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3년 전 기준금리가 1.75%였다"며 "실수요자 입장에서 금리보다 대출이 얼마나 나오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똘똘한 한 채 수요도 여전해 비과세를 받고 자금 여력이 되는 일부 실수요자는 상급지로 갈아타기를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2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새 서울 아파트 매물은 11%(4648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부동산 매물판이 비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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