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사립대 대학생 2700여명이 지난해 등록금의 4분의1을 돌려달라고 정부와 사법부 및 대학에 촉구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와 '2021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1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등록금 반환 소송 재판변론기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사립대 등록금 반환 소송의 2차 변론기일을 맞아 등록금 반환과 인하를 요구했다. 김민정 서울교대 총학생회장은 "지난해 7월 소송에 3500여명의 학생이 참여한 이후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학생 재난 상황은 2년째, 소송은 14개월째에 이르고 있다"며 "대학, 교육부, 대선 후보자들이 더 나은 청년의 삶을 약속한다면 그리고 사법부가 진정으로 정의롭다면 지금 당장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에 응답하라"고 말했다.
전대넷에 따르면 현재 소송 참여를 유지하고 있는 학생은 총 3123명이다. 이 중에서 이날 변론 기일 대상인 사립대 학생은 2721명으로 집계됐다.
대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교육 질 저하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건국대 학생인 김민경씨는 "이번 학기에도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강의 재사용 문제와 온라인 수업의 질에 관한 불만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며 "저는 작년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지 못해 반지하 자취방에서 공부하다 코로나 블루에 시달려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고 지난 학기에는 공부 공간이 없어 카페 비용으로 생활비의 대부분을 써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르바이트·학업을 병행해야 하는데 한 학기에 60개가 넘는 과제를 감당하는 것도 어렵고 고된 일이었다"면서 "매 학기마다 잡음이 섞여 알아듣기 힘든 강의를 들어야 했고, 유튜브 영상과 몇년 전의 강의자료로 대체되는 수업도 참아내야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4학기째 수업권을 침해받고 있지만 지금까지 학교에서 돌려받은 돈은 특별 지원 장학금 형식으로 지급된 10만원에 불과하다"며 "등록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이번 학기에는 문제가 해결될 지 아무것도 모른 채 이번에도 330만원의 등록금을 납부했다"고 덧붙였다.
전대넷의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89.5%는 2학기 대면 개강 이후 지난해 2학기와 지난 학기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원격수업관리위원회 제도의 실효성을 체감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체감한다’는 답변이 12.2%에 불과했다. 교육부는 올해 원격수업의 질 제고 목적으로 대책인 원격수업관리위를 학내에 구성하기로 한 바 있다.
본격적인 법적 공방은 3차 변론기일인 오는 11월25일에나 이뤄질 예정이다. 2차 변론을 대리한 박현서 변호인은 "피고 대학법인 26곳 중 2곳이 다음달 8일까지 소송 관련 자료를 내겠다고 했다"면서 "오늘은 대체로 자료 제출만 다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제출된 자료들을 대략 분석해보니 2020학년 회기연도에 이월금과 적립금이 많이 남았다"며 "'돌려줄 돈이 하나도 없다'는 학교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내릴 수 있겠다"고 부연했다.
앞서 전국 대학생들은 지난해 7월 및 8월 사립대와 국립대로부터 각각 원고 1인당 100만원, 50만원의 등록금을 돌려받는다는 내용으로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와 '2021 등록금반환운동본부'가 1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등록금 25% 인하를 촉구하는 퍼모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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