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웰컴저축은행이 내달부터 제증명 발급수수료를 인상한다. 유선이나 오프라인 창구에서 증명서를 발급하는 고객은 기존보다 두 배 이상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디지털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층 고객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오는 9월부터 제증명 발급수수료 정책을 변경한다. 현재는 금융거래확인서, 부채잔액증명서 등을 유선이나 오프라인 창구에서 발급할 경우 20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다음달부터는 해당 서류 발급 시 5000원을 납부해야 한다. 금융거래확인서 등은 대출을 받을 때 금융기관에서 요청하는 서류다.
웰컴저축은행은 이번 수수료 인상에 대해 모바일 앱 이용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가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온라인으로 증명서 발급을 신청할 경우에는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제증명 발급수수료 인상 건은 유선상 또는 창구 요청에 따른 경우에 국한된다"며 "모바일 활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선상 요청하는 고객에게 모바일 앱 이용 시 무료라는 점을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같은 정책이 디지털에 취약한 고령층에 부담을 지워 폭리를 취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노인들의 경우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지 않아 오프라인 점포 창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 대비 오프라인에서 두 배 이상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도 과도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업무 비용을 절감하고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사용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오프라인 수수료를 과도하게 인상하는 것은 디지털에 취약한 노인을 대상으로 폭리를 취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수수료를 인상하기 전에 고령층에게 사용법을 알려주는 기회를 먼저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웰컴저축은행의 인상된 수수료는 주요 업체들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에 속한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고객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제증명 발급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SBI·페퍼·애큐온저축은행 등은 수수료를 2000원으로 책정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3000원을 받는다. OK저축은행만 웰컴저축은행과 같이 5000원의 수수료를 요구한다.
타업권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농협은행은 제증명 발급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신한은행, 국민은행도 2000원만 받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을 따라 다른 업체도 수수료 인상에 동참할 경우 고령층의 금융 서비스 이용 부담이 전반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은 여신거래기본약관에 따라 법령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수수료 등을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모바일 앱 강화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늘어난 비용을 소비자에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웰컴저축은행은 오는 9월부터 제증명 발급수수료를 5000원으로 인상한다. 사진은 웰컴저축은행 본사 전경. 사진/웰컴저축은행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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