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하나카드가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상품 금리를 조정하는 가운데 일시불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상품의 최저이율을 높이기로 했다. 다른 카드사들이 최고금리를 인하하며 최저금리를 동시에 낮추는 것과 상반된 전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이달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앞서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전 상품 최고금리를 19.95%로 내렸다. 동시에 일시불 리볼빙 상품의 최고이율을 인하하는 대신 최저이율은 종전 5.0%에서 6.9%로 무려 1.9%p나 올렸다.
하나카드가 이처럼 리볼빙 최저금리 수준을 높이는 것은 타업체와는 다른 행보다. 타사들은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하며 오히려 금융 상품의 최저금리를 낮췄다. 전체 금리 수준을 조정해 고객 간 형평성을 맞추고, 우량 고객을 확보해 부실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다.
현대카드는 이달 일시불 리볼빙 최저이율을 기존 5.5%에서 4.5%로 변경했다. 신한카드는 종전보다 높이지는 않았지만 5.4% 수준으로 유지했다. 절대적인 금리 책정 수준만 봐도 하나카드는 최대 2.4%p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셈이다.
카드론 등의 최저금리에 대해서도 하나카드만 상반된 전략을 취했다. 현대카드는 이달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최저이율을 기존보다 각각 1.0%p씩 낮춘 4.5%, 5.5%로 설정했다. 신한카드는 카드론 최저금리를 기존 5.36%에서 5.30%로 내렸다. 국민카드는 지난 3월 카드론 최저금리를 업계 최저 수준인 3.9%로 낮췄다. 반면 하나카드는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모두 최저금리를 기존과 동일한 6.9%로 결정했다.
하나카드가 상대적으로 카드 상품에 높은 최저이율을 적용하는 것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부실 위험을 반영하고 고금리 수익을 얻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카드사들은 연체 위험이 높은 고객에게 대출 시 리스크 부담을 고려해 더 높은 금리를 부여한다.
대형 카드사 대비 상대적으로 저신용 고객 비중이 높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5월말 기준 하나카드의 10% 미만 금리로 리볼빙을 사용 가능한 회원 비중은 0.01%인 반면, 업계 1위 신한카드는 12.03%였다. 카드론의 경우 10% 미만 금리로 이용 중인 하나카드 고객 비중은 8.87% 수준이지만 신한카드는 15.99%로 두 배가량 높다.
하나카드 측은 이번 금리 개편에 대해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인상과 주요 고객의 신용도를 반영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전반적인 조달금리 변동 사항이나 타깃 고객군 신용도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 상품 금리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카드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앞두고 일시불 리볼빙 상품의 금리를 인상하는 전략을 펼쳤다. 사진/하나카드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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