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광주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 여야가 "이번 참사는 명백한 인재"라며 "불법 하도급이라는 건설업계 고질병이 다시 한번 반복된 비극"이라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광주 건물 붕괴 참사 관련자들을 불러 현안을 보고 받았다. 이 자리에는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 사고가 발생한 광주 학동 4구역 내 재개발 사업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HDC) 권순호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여야 의원들은 철거 사업에 대해 하도급·재하도급 문제를 지적, 원청업체인 HDC의 책임을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이번 참사는 명백한 인재"라며 "불법 하도급이라는 건설업계 고질병이 다시 한번 반복된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현행법상 재하도급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법과 제도를 제대로 지켰다면 이 같은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해체 허가 신청 당시 재개발 정비 사업 조합이 동구청에 안전 점검표를 제출해야 하는데 누락돼 있다"며 "구청은 그대로 허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건설 현장에 재하도급에 재재하도급, 재재재하도급이 적용돼 적폐라는 것은 온 세상이 다 아는 일인데 그 것을 몰랐다는 이야기냐"며 "30년 건설업에서 일하면서 몰랐다라니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맹비난 했다.
이에 권 대표는 "죄송하다"며 "사고 원인이 밝혀지면 그 부분에 따라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고 사과했다. 권 대표는 참사 직후 재하도급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철거 현장의 한솔기업 계약 외 재하도급을 준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경찰 조사에서 HDC로부터 하청을 받은 한솔기업이 백솔에 재하청을 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을 키웠다.
심 의원은 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해 "이번 사고가 우연인가 필연인가. 버스 기사가 본능적으로 액셀을 밟았으면 사고가 안났느냐"고 질문했다. 전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운전자의 본능적 감각으로 무언가 무너지면 액셀러레이터만 조금 밟았더라도 사실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노 장관은 "질문의 의도가 짐작이 된다"며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노 장관은 이어 "일어나지 않았어야 하는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으신 분들과 유가족, 부상 당하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 말씀 드린다"며 "불법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책임을 묻겠다. 사고 조사 결과와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순호(왼쪽 두번째) 현대산업개발 대표 이사와 임택(왼쪽 세번째) 광주 동구청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자리해 있다. 사진/ 공동취재사진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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