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당 내 경쟁관계인 윤석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후보를 겨냥, "흠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윤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과 이 후보에 대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등을 거론하며 자신은 "26년 동안 검증 받아 털릴 게 없다"고 차별화를 시도했다.
홍 후보는 24일 모교인 고려대에서 진행한 토크 콘서트를 통해 최근 자신의 주요 지지층으로 떠오른 청년층 표심을 파고 들었다. 그는 "결국 국민들은 흠 없는 후보를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후보들 중에서 흠 없는 사람은 제가 유일하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은 아마 사상 최고의 네거티브전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토크 콘서트는 학생들 질문에 홍 후보가 답하는 형식으로 1시간 45분가량 진행됐다. 홍 후보 측은 "고려대 학생회에서 '만나고 싶은 대선 주자'를 투표한 결과 홍 후보가 압도적 1위였다"며 "한달 전 쯤 섭외가 왔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로 미뤄진 일정이 오늘 열린 것"이라고 전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가 24일 모교인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홍준표 캠프 제공
그는 이날 후배들로부터 MZ 세대들의 주요 관심사인 △공정에 대한 견해 △공정을 위한 국가 제도 개혁 방안 △지역·세대·젠더 갈등 △청년 정치인 육성 방안에 대한 견해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밖에 △외교 기조 △윤석열·이재명 후보 대비 강점 등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먼저 '공정을 어떻게 바로 세울 것이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는 "2030 세대가 문재인 정권에 등을 돌린 이유는 2030 세대의 꿈과 희망을 빼앗았기 때문"이라며 "문 정권이 5년 내내 좌파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경제 정책을 좌파 이념으로 몰고 가 민간이 죽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강성 노조를 제압해야 기업이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재투자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젊은이들의 꿈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결혼하고, 연애하고, 아이를 낳고 살려니 집을 가져야 하는데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기회가 없어지다 보니 (정부·여당에) 등을 돌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로스쿨, 의학전문대학원, 국립외교원 등이 '현대판 음서제도'에 해당한다고 언급하며 "제도를 불공정하게 만들어 놓고 공정을 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을 논하려면 사회 제도부터 공정해야 하는데 대학 입학 시험만 해도 수시 등으로 80%가 들어간다"며 "서민 자제나 없는 사람 자식들은 대학 들어가기가 어려워졌다. 제도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기 와서 유감스러운 것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인) 조민의 입학 취소를 왜 고대가 주저하나"라며 "학생들이 비겁하게 침묵하는 것은 고려대답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TV 토론회에서 조국 일가 수사를 "과잉 수사"라고 발언, '조국수홍'(조국수호+홍준표)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는 "나는 조국을 경멸하는데, 자꾸 '조국수홍'이라고 한다"며 "내가 역선택을 노린다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대꾸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조국 일가 수사에 대해서도 수차례 언급했다. 2030 세대의 지지를 받기 위해 청년 민심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세대·젠더 갈등 해결책'에 대해선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야 후보 전부 통틀어 20대 남자 지지율은 40%가 넘었다"며 "제 처가가 전북 부안이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호남과 영남간 지역 갈등은 아마 역대 대통령 사상 가장 완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정부의 외교·안보와 관련해서는 "나라의 안보 주권을 중국에 송두리째 넘긴 매국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중국에 가서 3불(不) 정책(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참여, 한·미·일 군사 동맹)이란 것을 갖다 바쳤다"며 "(2017년 대선 당시) 중국 우다웨이 한반도 특별 대표에게 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해 아무런 역할도 못하면서 사드 배치를 철회해라, 말아라 할 수 있느냐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나라 국방은 김정은 손아귀에 다 있다"며 "나는 강경주의자도, 강성도 아니지만, 북에 핵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강단과 결기 없이는 나라를 못지킨다. 대통령이 유약하면 나라가 흔들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케어'와 관련해선 "백신을 빨리 사서 맞추고,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대로 가자 했는데도, 문 대통령이 루마니아에서 백신 얻어올 정도로 백신 거지 국가가 됐다"고 비난했다.
그는 토크 콘서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앞서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개발은 감옥 갈 일이 아니라 상 받을 일'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선 "수갑 받을 일이 아닌가"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상 받을 일이라면 본인이 특검을 자처해야지 특검, 국조는 안되고 만만해 보이는 경찰 수사를 받겠다고 하는 것은 공방을 끌어가다 대통령이 돼버리면 뭉갤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TV 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가 공약을 베꼈다는 논란에는 "베끼는 것은 좋은데 공약이 소화가 돼야 한다"며 "소화가 안되니 집이 없어 청약 통장 만들 일이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공부 좀 열심히 하라고 하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가 24일 모교인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홍준표 캠프 제공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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