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사망사고는 되레 늘어...배달 속도 경쟁'이 원인
서울 교통사고 사망률 최저…이륜차 사망사고는 되레 증가세
'코로나 비대면'으로 배달 시장확대…이륜차 등록 건수 급증
"배달 플랫폼간 과열된 속도전이 이륜차 사고 원인" 분석
전문가들 "정부·국회, 플랫폼 스케줄 가이드 라인 마련 시급"
2021-06-17 06:00:00 2021-06-17 07:03:08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배달 시장이 늘어나면서 이륜차 배달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로 인한 사망 사고도 증가해 문제가 되고 있다. 속도 경쟁을 통한 수익 창출에 주요 목적을 둔 배달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타이트한 스케줄이 사고를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배달 음식시장은 연평균 85.4%가 성장했다. 2018년 5조2628억원에서 코로나19가 본격화 된 2019년 9조7328억원, 2020년에는 17조3828억원으로 급증했다. 
 
전국 이륜차 등록 대수도 배달 음식시장과 같은기간 유사하게 증가했다. 음식 배달 수요가 많아지면서 이륜차 대수도 같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된 이륜차 현황은 2016년(218만688대), 2017년(219만6475대), 2018년(220만9009대)에는 약 1만대 씩 증가하더니 코로나 이후인 2019년(223만6895대) 지난해 (228만9009대)로 1년 사이 3~5만여대, 2배 넘게 늘었다.
 
이륜차 배달 노동자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륜차로 인한 사망자는 매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가 '2020년 교통사고 집계'를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서울 이륜차로 인한 사망자는 39명으로 전체사망자(304명)의 13%로 집계됐다. 2019년(250명)에는 사망자 49명으로 20%로 증가했고 2020년(219명)에도 사망자 50명, 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시가 교통사고 집계를 시작한 1970년 이후 50년간 교통사고 사망자 최저치(219명)를 기록한 시점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서울시는 이륜차로 인한 사망사고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 "지난해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이륜차 배달이 늘어난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16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한 이륜차 배달 노동자가 횡단보도에서 이륜차를 운전해 건너고 있다. 사진/ 표진수기자
 
국회에서는 오토바이 전면 번호판 의무도입 법안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6일 이륜차의 전면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 하고, 이륜차 제작·수입·판매자가 번호판 부착에 필요한 장치를 설치하도록 하는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후면 번호판은 무인 자동 단속 장비를 통한 단속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전면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해 이륜차의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사전에 근절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손명수 국토교통부2차관은 지난 2월26일 국토교통소위에 출석해 "자동차처럼 앞에도 (번호판을)붙이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현재 달려있는 (단속카메라) 센서가 전면부를 인식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보다 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배달업의 경우 속도 경쟁으로 수익이 나뉘다보니 플랫폼 개선을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형 배달 플랫폼 소속으로 현장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는 한 배달원은 "업체간 속도 경쟁이 심해져 시간 내 배달을 끝내지 못하면 소비자한테는 물론 회사에서도 욕을 먹고 불이익을 받는다"면서 "배달이 폭주하는 주말에는 아찔한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배달원은 "우리도 목숨 내놓고 배달한다. 오토바이 자체가 위험하기도 하지만 과속이나 난폭운전이 습관이 되다 보면 방심하게 되고,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호영 법무법인 삼율 변호사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요기요, 쿠팡잇츠 등 해당 플랫폼 사업자가 셋팅을 해놓은 배달 스케줄이 타이트하다"면서 "플랫폼 사업자가 시간을 강제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시정조치를 하고 행정제재 처분 등 법규 명령이 될 수 있도록 정부 또는 국회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륜차 배달 노동자들도 연합체인 라이더유니온을 중심으로 사고예방에 나서고 있다. △주행 중 흡연금지 △불법개조 오토바이 추방 △헬멧 착용 등이다. 라이더 유니온 관계자는 "2022년에는 횡단보도 내려서 건너기 등의 안전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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