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지난달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이후 한달이 지났지만, 공매도 재개가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국내 증시가 폭락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국내 증시가 더욱 탄탄해지면서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지난달 3일부터 전일까지 코스피는 2.98%올랐다. 코스닥은 0.02% 소폭 하락하며 보합권에 머물렀다. 코스닥이 소폭 하락했으나 코스닥150 종목 중 공매도의 집중 타깃이 됐던 제약·바이오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기 때문에 주가 상승에 부담을 준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지난달 공매도 재개 이후 공매도 대금 상위 10개 종목 중 4개 종목의 주가가 오히려 상승했으며, 일부 종목은 주가가 20% 이상 급등했다.
공매도 재개 이후 공매도 거래 대금이 가장 컸던
삼성전자(005930)(6544억원)는 이 기간 0.86% 소폭 하락했으나 공매도 거래 대금이 두 번째로 컸던
HMM(011200)(5677억원)은 주가가 오히려 20.54% 증가했다. 공매도 거래 대금 상위 10개 종목 중 4개 종목은 주가가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
증권가에선 공매도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국내 증시의 기초체력과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공매도의 영향력도 과거보다 줄었다는 판단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한달간 일 평균 공매도 매물은 공매도 금지 이전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음에도 시장의 흐름을 바꾸진 못했다”며 “코스피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당시보다 그케 높아진 만큼, 공매도의 영향력도 훨씬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높은 공매도 비중을 차지하던 기관의 공매도 비중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6882억원으로 이중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비중은 13.7%로 지난해 3월 공매도를 금지하기 직전(43.7%) 대비 크게 감소했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들의 공매도 비중은 84.7%로 공매도 금지 직전(55.1%) 대비 29.6%포인트 늘었다.
공매도가 시장 방향성을 결정짓지는 않았으나 아직 공매도가 완전히 재개되지 않은 만큼 완전히 안심하긴 이르다. 지수 리밸런싱이나 기업 실적에 따라 공매도 비중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김광현 연구원은 “고스피 200, 코스닥150 지수의 정기변경에 따라 허용되는 종목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은 공매도를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한 종목의 경우 주가가 조정 받는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공매도 재개는, 경기회복세 등 우호적인 거시·주식시장 환경 하에서 원활하게 안착된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지수, 공매도 거래대금, 변동성지수 등 계량지표는 정상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시장불안심리 및 이상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공매도모니터링센터에서 직원들이 공매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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