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다음주 저축은행이 오픈뱅킹 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업권 간 고객 이동 양상에 관심이 쏠린다. 서비스 이용이 보편화되면 자금 이동이 쉬워져 고객 유출입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고객층이 겹치는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업권 간 경쟁이 치열할 전망된다.
다음 주부터 저축은행 자체앱에서도 오픈뱅킹 서비스를 도입한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간판. 사진/뉴시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저축은행이 오픈뱅킹 서비스를 자체 앱에서 선보인다. 그동안 은행 및 증권사 앱에서만 저축은행 계좌를 등록해 조회 및 이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저축은행 앱에서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저축은행은 오픈뱅킹 개시를 계기로 고객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이나 타금융권의 고객을 유입시켜 여·수신 자산을 확대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서 고객 범위가 위축되는 만큼 중신용자 고객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신 고객을 확보해야 여신 고객도 확충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자산을 늘리기 위해서 고객 확보에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저축은행이 당장 큰 화력을 퍼붓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저축은행의 여수신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저축은행은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수신고객이 크게 늘었다. 여기에 오픈뱅킹 서비스까지 시행돼 수신고가 추가로 증가하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고객 유입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앞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국면에서 대출 대비 수신 잔액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고객 유입을 위한 이벤트를 시행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객층이 겹치는 2금융 및 상호금융 업권 간 경쟁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1금융권 이용자 상당수는 저축은행의 수신 기능만 사용하는 반면, 상호금융 고객의 경우 여신 상품 사용 여력도 크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수시입출금식 상품 파킹통장을 내세워 고객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상호금융사들은 후발주자인 저축은행 참여에 긴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모바일 비대면 서비스 등에서 저축은행업권이 우위에 있는 만큼 잠재 고객 확보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상호금융사는 고객 이탈에 대비하고자 특판 상품 취급 및 이벤트를 전개하기 시작했다. 새마을금고는 지점별로 특판 예적금 판매에 돌입했다. 서울종로새마을금고는 이달 연이율 최대 2.3% 금리를 제공하는 '비대면 정기예금' 특판을 내놨다. 기본 이율은 2%이지만 스마트뱅킹서비스 가입, 모바일 간편송금 5회 이용 등의 우대조건을 충족하면 0.3% 금리를 추가로 제공한다. 서울회현동새마을금고는 이달 19일부터 특판 정기예금을 선보였다. 최대 금리 3.5%, 만기 1년 상품을 선착순 300명에게 판매한다.
신협은 오는 6월말까지 모바일뱅킹 '온뱅크'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벤트 기간 내 온뱅크를 통해 적금상품 가입 후 20만원 이상 예치한 고객에게 모바일 상품권 1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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