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반도체 시장이 '슈퍼 싸이클(초호황기)'을 맞았다. 업계에선 이번 반도체 슈퍼 싸이클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6일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 D램 범용제품인 DDR4(8G 2400Mbps 기준)의 현물가가 4.5달러를 기록했다. D램 가격은 지난 2월 4달러 선을 넘어섰는데, 이는 2019년 4월 이후 22개월만이다. 지난해 말 2.77달러 수준이었던 현물가는 현재 62.5%나 올랐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업계는 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D램 가격 상승세 역시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박사는 "D램 가격이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비축하려는 수요도 몰리면서 가격이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저가 반도체 재고가 소진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모든 반도체 제품에서 재고 축적 수요가 강화에 나타나고 있다"며 "수요가 강했던 서버와 PC 중심의 가격 상승세가 2분기부터 모바일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다 보니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기존 12%에서 19%로 7%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액도 기존 4524억달러에서 4799억달러로 275억달러 높여 잡기도 했다.
반도체 시장은 보통 3~4년에 한번씩 호황과 불황이 반복된다. 직전 슈퍼 싸이클은 2017~2018년에 2년간 이어졌다. 짧았던 초호황기 이후 4년만에 다시 맞은 이번 슈퍼 싸이클은 과거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급 과잉으로 D램 가격이 폭락했던 과거 사례에 따른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김양팽 박사는 "반도체 업체는 D램 가격이 폭락했던 이전 교훈으로 생산량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슈퍼싸이클이 3~4년 이어진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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