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작년 코로나19 여파로 고용시장이 악화하면서 대졸 신규 취업자의 1∼2년 차 연봉이 2% 넘게 감소했을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줄이면서 청년 대졸자의 하향취업이 크게 늘어 취업의 질 또한 떨어져 노동조건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15일 한국은행은 작년 코로나19 여파로 고용시장이 악화하면서 대졸 신규 취업자의 1∼2년 차 연봉이 2% 넘게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취업준비생을 비롯한 구직자들. 사진/뉴시스
15일 한국은행의 '고용상황 악화가 신규 대졸자에 미치는 장단기 영향' 보고서를 보면 연구진은 한국노동패널(1998∼2019년)을 통해 고용상황 악화의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경기 침체에 따른 실업률 상승은 신규 대졸 취업자의 임금을 줄일 뿐만 아니라 그 영향이 입사 3∼4년 차까지 이어졌다.
졸업 연도 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1∼2년 차 연간 임금이 4.3% 적었고, 3∼4년 차에는 2.3% 줄었다. 오상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팀장은 "평균적으로 과거 10∼20년 평균 실업률이 3.5%였고, 작년 실업률이 4%였다"며 "작년에는 평년보다 실업률이 0.5%포인트 올랐으므로 신규 대졸 취업자의 1∼2년 차 임금은 2.15% 줄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도 임금이 회복하지 못하는 것은 일종의 상흔 효과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향 취업 증가, 기술 축적 기회 상실, 비효율적인 구직활동, 승진 기회 부족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대학별로는 중·하위권과 2년제 대학 신규 졸업자에게 부정적인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났다. 대학전공별로 나눠 보면 인문계 및 이공계 신규 대졸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직업적 특성이 강한 의약·사범계열 신규 대졸자에게는 영향이 미미했다.
대학 졸업 당시 발생한 노동시장 충격은 대기업 취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됐다. 졸업 연도 실업률이 1%포인트 오르면 대기업 취업 가능성이 1∼2년 차에 3.5%포인트, 3∼4년 차에 2.3%포인트 내려갔다. 작년 실업률을 대입하면 졸업 1∼2년 차에 대기업에 입사할 확률이 1.75%포인트만큼 떨어지는 셈이다.
오상일 팀장은 "청년층 실업자 및 잠재구직자가 취업시장에서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청년층 고용 대책은 기업의 청년 채용 유인을 제고하기 위한 세제 혜택 등을 고려하면서 근본적으로는 직업 간, 직업 내 원활한 노동이동을 유도할 수 있는 노동시장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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