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승용차·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1월 경상수지가 70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9개월 연속 흑자 행진으로 1월만 놓고 보면, 2016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흑자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70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6월부터 9개월째 흑자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1월 경상수지는 1년 전(5억8000만 달러)과 비교해 64억8000만 달러로 늘었다.1월 기준으로는 2016년 1월(73억2000만 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흑자 폭이다.
경상수지 흑자를 이끈 건 수출 호조에 따른 영향이 컸다. 상품수지는 전년대비 36억6000만 달러 늘어난 57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이 466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8억8000만 달러(9.1%) 증가했다. 글로벌 교역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승용차(38억2000만 달러, 42.8%), 반도체(89억1000만 달러, 20.6%), 정보통신기기(34억6000만 달러, 37.1%) 등 전기·전자제품이 158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전년보다 22.3% 급증했다.
수입은 409억3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2억2000만 달러(0.5%) 늘어나는데 그쳤다. 수입은 원유(39억4000만 달러, -38.3%) 도입가격 하락에도 수출 회복에 따른 설비투자 증가 등으로 자본재(173억3000만 달러, 29.6%)와 소비재(74억8000만 달러, 7.2%) 수입이 크게 늘었다.
이성호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수출과 수입이 모두 증가한 가운데 수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을 상회하면서 상품수지 흑자폭이 컸다"며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과거보다 우리나라의 원유 의존도가 낮아져 상품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적자 규모 감소와 운송수지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적자 규모가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6억1000만 달러 적자로 1년 전보다 적자폭이 23억8000만 달러(79.6%) 축소됐다. 가공서비스는 6000억 달러 적자에서 4억9000억 달러 적자로 적자폭이 줄었다.
여행은 출입국자수 동반 감소로 14억1000억 달러 적자에서 5억5000억 달러 적자로 감소했다. 운송수지는 1억1000만 달러 적자에서 10억3000만 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이는 글로벌 교역량 증가로 높은 화물 운임이 이어진 영향 때문이다.
본원소득수지는 16억3000만 달러에서 23억6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1년 전보다 흑자폭이 7억2000만달러로 확대된 수준이다. 해외직접투자와 관련한 배당금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배당소득은 7억900만 달러에서 14억8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1월 금융계정 순자산은 52억8000만 달러로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2억 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5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의 내국인 해외투자가 109억5000만 달러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23억 달러 늘었다. 외국인의 주식투자는 감소했으나 채권투자가 늘었다.
파상금융상품은 7000억원 늘었다. 기타투자는 일부 금융사에서 대출을 줄이고 차입을 늘리면서 1년 전보다 47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준비자산은 3000억 달러 감소했다.
자료/한국은행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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