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 리스크 규제 강화 방침에 업계에선 신사업 진출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금 조달 역량이 취약한 중소 캐피탈사의 타격도 클 전망이다.
여신전문금융사가 리스크 규제 강화에 따라 신사업 투자가 위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여신금융전문회사(여전사) CEO들이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21일 당국 및 업계 따르면 오는 4월부터 '여전사 유동성 모범규준'이 시행되고 강화된 레버리지 규제가 도입된다. 주요 타깃인 캐피탈사가 새로운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선 환금성 높은 유동자산을 확보하고, 레버리지 배율 축소에 따라 회사채(여전채) 발행 규모를 줄여야 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24개 캐피탈사의 지난해 9월말 기준 평균 유동비율(90일 이내)은 197.7%를 기록했다. 해당 지표는 90일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 부채 대비 가용 유동성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200% 수준을 양호한 상태로 평가한다. 업체 중에선 IBK캐피탈의 유동비율이 118.7%로 가장 낮았다. 뒤를 이어 △애큐온 126.1% △벤츠파이낸셜 123.9% △롯데오토리스 143.1% △BNK 145.2% 등이 150%에 못 미쳤다.
캐피탈사 평균 레버리지 배율은 7.2%다. 레버리지 배율이 기존 10배에서 8배로 감축됨에 따라 해당 지표를 초과한 캐피탈사는 자본 대비 총자산 비중을 줄여야 한다. 레버리지 배율이 8배를 초과한 업체는 DGB·BNK·신한·IBK·우리금융·NH·KB·하나·한국캐피탈 등 9곳이었다.
이처럼 지표 관리가 요구되는 업체를 중심으로 신사업 확장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최근 캐피탈사들은 카드사 등이 할부금융 사업 비중을 늘리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해외사업의 경우 초반 자금 투입이 중요한데 리스크 관리 기준을 높이면 자금 조달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캐피탈사들은 (리스크)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자산을 줄이게 될 경우 신규투자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기존 투자 성향을 유지하되 자본 규모를 보다 확충하는 것도 리스크 규제를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업계에선 유상증자를 실행하거나, 자본으로 인식되는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하는 것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
다만 증자나 영구채 발행은 중소 캐피탈사의 접근이 어렵다. 상대적으로 모회사로부터 증자 지원이 힘들고 신용등급이 낮아 영구채 발행시 금리가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중소 캐피탈사 위주로 타격이 커지면서 업계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강욱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것은 우량 여전사에만 해당하는 얘기“라며 ”중소 캐피탈사는 신존자본증권 발행 사례가 거의 없을 뿐더러 조달 금리도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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